이 기사는 2025년 07월 28일 16시0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 시장을 견인하는 선두기업이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구조적 대비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사회 내에 과반 이상의 사외이사를 둔 반면 SK온은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다. 상장 여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유무뿐 아니라 세부 내역에서도 배터리 제조사는 저마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가총액이 삼성SDI보다 월등히 높지만 사외이사 보수는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회의당 단가로 따지면 얘기가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사회 활동이 삼성SDI보다 훨씬 적어 회의 1회당 보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SDI보다 많다.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모호한 보수 지급 기준

28일 theBoard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사외이사 연봉을 분석했다. 지난해 재직했던 사외이사 476명의 보수를 대상으로 집계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주요 배터리 제조사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다. 일반적으로 주요 배터리 제조사를 말할 때 SK온까지 3사를 아우르지만 비상장사인데다 사외이사도 두고 있지 않아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다.


분석 결과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보다 사외이사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둘다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각각 4명씩 두고 있었지만 보수총액은 삼성SDI가 더 많았다. 삼성SDI의 사외이사 보수총액은 4억2000만원, LG에너지솔루션은 3억8400만원이었다.

경영성과 지표와 다소 상반되는 결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LG에너지솔루션이 훨씬 높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81조원으로 17조원 수준이었던 삼성SDI보다 4배가량 높았다. 매출도 월등했다. 다만 순이익을 살펴보면 삼성SDI가 LG에너지솔루션보다 많았다.

사외이사의 보수 기준은 모호한 편이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둘다 이사의 보수에 대해 정관상 뚜렷한 기준을 세우지 않았다.

그나마도 삼성SDI가 나은 편이다. 삼성SDI는 사외이사 세 명으로 보상위원회를 꾸리고 지난해 2월 이사 보수한도 등을 심의했다. 또 감사위원회 위원의 급여에 대해 ‘사외이사 처우규정에 따라 위임업무의 성격 등을 고려하여 보수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보상위원회도 없고 사외이사 보수 체계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회의당 보수는 LG엔솔 ‘압도’…활동 빈도는 삼성SDI 우세

보수총액은 삼성SDI가 더 많지만 회의당 지급한 보수로 따지면 LG에너지솔루션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SDI의 사외이사가 더 많은 활동을 진행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정기 이사회 7회, 임시 이사회 3회 등 총 10회가량 이사회를 개최했다.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 5회, 내부거래위원회 8회, 보상위원회 1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4회 등 총 18회 열렸다. 다시 말해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회의가 총 28회 열린 셈이다. 회의 1회당 사외이사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375만원 꼴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회의 1회당 사외이사에게 457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는 8회 열었고 감사위원회는 6회, 내부거래위원회 4회, ESG위원회 3회 등 회의를 총 21회 개최한 데 따른 계산이다.

이런 경향성은 2023년 특히 두드러졌다. 2023년 LG에너지솔루션이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이사회 활동은 훨씬 적었던 데 따른 결과다.

2023년 LG에너지솔루션의 회의 1회당 보수는 541만원에 달했다. 사외이사 보수 총액은 3억6800만원으로 1인당 920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사회는 9회, 감사위원회는 5회, 내부거래위원회는 1회, ESG위원회는 2회 열린 데 따른 결과다. 사외이사가 참여한 회의가 모두 17회 열렸다. 지난해보다 4회가량 적다.

삼성SDI는 이사회와 소위원회를 모두 합쳐 28회 열었다. 이사회는 임시와 정기를 모두 합쳐 10회 진행했고 소위원회 활동은 18회 진행했다. 감사위원회 6회, 내부거래위원회 7회, 보상위원회 1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4회 등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2023년 삼성SDI의 사외이사 1명이 회의 1회당 받은 보수는 338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