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주주정책 점검]'배당 지속' 하림지주, 예측가능성은 과제①최근 3개년 연속 주당 120원 배당, 중장기 정책은 미흡
안준호 기자공개 2025-08-04 10:09:26
[편집자주]
식품업계는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와 낮은 수익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새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더벨은 주요 식음료 기업들의 주주 정책을 짚고, 변화에 발맞춘 전략과 실행 방안을 살핀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0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지주는 국내 주요 지주사 가운데서도 주주환원과 배당 정책에 소극적인 곳으로 꼽힌다. 매해 꾸준히 배당을 진행하고 있지만 액수에 큰 차이는 없고 중장기 정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장기간 이뤄진 승계 작업이 끝났고 지주사 배당 수익도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지주사 완성 후 늘어난 배당금 수취, 별도 영업수익 6배 이상 증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지주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 주당 120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해 왔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배당금을 늘려왔으나 최근 3개년 동안 같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배당률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한 몸집을 키운 곳이다. 사료사업과 해상운송, 육가공, 양돈, 종합식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일찌감치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복잡한 지분 구조가 형성되었지만 10년 이상의 시간을 들이며 최근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2018년 하림지주를 필두로 단일지주사를 만들었고, 2022년엔 주식교환과 흡수합병을 거쳐 유통 계열사인 엔에스쇼핑도 산하에 두게 됐다.
배당금 규모가 증가한 것도 비슷한 시기부터다. 승계는 물론 그룹 내 교통정리가 끝난 만큼 매년 일정 규모의 배당을 시행했다. 자체 사업이 없는 하림지주는 로열티와 공동경비, 임대료, 배당금수익 등을 통해 매출을 거두고 있다.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2022년 635억원에서 2023년 1084억원, 지난해 905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31억원에서 대폭 증가한 규모다.
실적 증가 대부분이 계열사로부터 거둔 배당금 수익에서 발생했다. 로열티에 해당하는 브랜드수익 규모는 2022년 84억원, 지난해 81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공동경비와 임대료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은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125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세는 기록 중이지만 비중 자체가 큰 편은 아니다. 반면 배당금 수익은 최근 3년 동안 약 458억원에서 700억원으로 53% 가량 증가했다.

◇중장기 배당 정책 미흡…핵심 계열사 팬오션과 대비
배당 수익 증가의 일등공신은 지난 2015년 인수한 팬오션이다. 당시 법정관리가 진행되던 팬오션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손잡구 1조80억원에 사들였다. 회생 절차를 밟던 팬오션이기에 인수 직후엔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던 지난 2021년중장기 배당정책을 밝히며 배당을 시작했다. 해운업 호황기를 맞으며 총액도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팬오션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535억원을 책정했다. 2022년과 2023년엔 각각 802억원, 454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규모는 641억원이었다. 해마다 편차는 있지만 규모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 3년 주기 배당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꾸준히 주주환원에 나선 덕분이다. 첫 가이드라인에서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10~20%를 배당정책은 최근 기준 15~25%로 늘어난 상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하림지주는 배당정책 측면에선 점수가 높은 편은 아니다. 꾸준히 배당은 이어오고 있지만 예측 가능성은 낮다. 중장기 배당 정책에 대해서 따로 밝힌 바가 없으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역시 공시하고 있지 않다. 최근 달라진 점은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에 대한 개선 정도다. 배당금 확정 이후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최근 정관을 개정했다.
현재 하림지주 주요주주는 김홍국 회장(21.10%), 한국바이오텍(16.69%), 올품(5.78%)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바이오텍 대주주는 올품이며 다시 올품은 김홍국 회장 장남인 김준영 팬오션 팀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올품 자회사인 금융회사 에코캐피탈을 통해서도 0.28%를 갖고 있다. 김 씨를 중심으로 승계 밑그림이 완성된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승계 구도가 어느 정도 마련된 상황이고, 비상장 자회사를 통한 배당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배당이 기대되진 않는 상황”이라며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중장기 배당 정책이나 밸류업 계획 등이 이뤄져야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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