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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 생존기]'드라마 명가' 삼화네트웍스, 당분간 버티기 전략⑧1분기 매출 바닥, 방영 드라마 '부재' 탓…풍부한 경험 노하우 강점

황선중 기자공개 2025-08-04 08:30:00

[편집자주]

K-드라마 전성기를 이끌었던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이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방송국은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간 채 수익을 독점한다. 제작비는 치솟지만 리스크는 제작사의 몫이다. 탄탄한 자본력의 대형 제작사들마저 성장이 아닌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주요 드라마 제작사의 현실과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1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화네트웍스는 한국 드라마 외주 제작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1987년 KBS 드라마 '저 하늘에 내별이'를 시작으로 외주 드라마를 제작하며 40년 가까이 하나의 산업을 개척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제작 시장 불황이 도래하면서 구조적인 역성장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분기 연결 매출 6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6.5%(187억원→6억원) 빠졌다. 수익성은 적자로 돌아섰다. 통상 드라마 제작사는 드라마 방영 시기에 매출이 발생한다. 1분기에 매출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것은 해당 시기 방영된 드라마가 없었다는 의미와도 같다.

문제는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 드라마 제작 시장 불황에 따른 구조적인 부진이라는 것이다. 주요 매출처인 방송국이 제작비 부담으로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어서다. 삼화네트웍스의 '일거리'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의 매출이 2022년 823억원에서 2024년 467억원으로 2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매출 공백은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가 제작을 맡은 드라마 '우주메리미(2025년 10월)'와 '키스는 괜히 해서(2025년 11월)' 모두 4분기 방영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특별한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우주메리미'가 방영되는 10월까지는 지금과 같은 우울한 실적이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더 큰 고민은 뾰족한 해결책도 없는 현실이다. 방송국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대형 드라마 제작사조차도 삼화네트웍스와 동일한 고민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드라마 제작사들이 하나의 드라마를 함께 만드는 공동제작 전략 정도가 떠오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할 만한 대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사업에 뛰어들기에는 재무적인 사정이 걸림돌이다.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기준 9억원에 불과하다.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처분하거나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산(753억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준공한 지상 8층 지하3층 규모 상암동 사옥이다.

물론 삼화네트웍스는 자회사로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더블유에스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배우들의 방송, 공연 출연이나 음원 등으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1억원대에 그쳤다. 사정이 괜찮았던 2010년대 중반에도 10억원대 매출을 창출하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삼화네트웍스는 당분간 '버티기' 전략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전방시장 업황이 호전될 시기를 기다리며 드라마 제작력을 담금질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오징어게임' 시리즈를 제작한 퍼스트맨스튜디오가 뛰어난 제작력 하나로 불황 속에서도 수백억원대 영업이익을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한 것이 하나의 좋은 사례다.

그간 중국 시장 진출을 방해했던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 요소다. 중국 시장이 개방되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드라마 제작 시장 업황까지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한·중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있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삼화네트웍스의 강점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다다. 이 회사의 모태인 삼화프로덕션을 포함하면 업력은 40년이 넘는다. 그간 '목욕탕집 남자들(1995)', '명성황후(2000)', '부모님전상서(2004)', '제빵왕 김탁구(2010)', '낭만닥터 김사부(2016)' 같은 한국 드라마사의 한 장면을 장식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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