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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타결]전기차 충격파, 이차전지 돌파구는 ESS 미국 생산⑩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현지 생산거점 중요도↑, 라인전환 채비

김동현 기자공개 2025-08-06 07:47:38

[편집자주]

한국이 미국과 치열한 협상 끝에 관세 조정안에 전격 합의했다. 8월부터 부과될 25%의 상호관세는 15%로 낮아졌고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에 이어 관세 협상 막차에 탄 한국은 당장 한숨 돌리게 됐다. 이번 관세 협상은 단순한 무역 조건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의 입지를 재정의할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국내 산업계와 주요 수출 기업에 어떤 기회와 과제가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4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업계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에 따른 전기차(EV) 수요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미는 관세협상을 타결하는 과정에서 이차전지 산업을 대미 투자자산으로 인정했지만 전방산업 수요 위축에 국내 업계의 전략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차전지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제품을 단기 불황을 뚫을 무기로 선정하며 미국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타결한 한미 관세협정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한다. 이중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펀드에 배정했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전략산업 분야에 들어간다. 이차전지 산업은 반도체, 바이오, 원자력 등과 함께 전략산업 분야에 포함됐다. 양국 정부는 투자펀드의 구체적인 내용을 향후 논의 사안으로 뒀지만 전략산업의 대미 현지 투자 시 한국 공적기관이 보증·대출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경우 일찌감치 대미 현지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에 따라 제공되는 세액공제혜택(AMPC)을 노린 행보다. 미국 진출에 가장 앞섰던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공장 외에도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SK온도 마찬가지로 단독·합작공장을 병행해 건설·운영 중이다. 삼성SDI 정도만 별도 셀·모듈 단독공장 없이 합작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생산거점은 EV용 이차전지 제품을 주력 생산하며 EV 산업의 업황 변화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웠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까지 더해지며 업황 둔화세가 장기화하는 흐름이다.

이번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관세는 15%로 확정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 0%였던 관세가 단번에 15%로 상승했다. 일본·유럽연합(EU)의 대미 관세는 2.5%에서 15%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 역외 생산 자동차의 일괄적인 가격 인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직원이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ESS용 이차전지 제품을 생산한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둔 이차전지 업계는 관세 부과와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를 골자로 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 등의 영향이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당분간 EV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국내 업계는 기존 미국 EV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대체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 ESS 시장이 '탈중국' 공급망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이차전지 사업자들은 EV 단기 둔화를 피할 사업으로 ESS용 이차전지를 점찍은 것이다. 글로벌 ESS 공급망의 70% 이상을 중국업체가 차지했으나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이차전지엔 올해 40.9%, 내년 58.4% 등의 높은 관세가 붙는다.

EV 수요 둔화로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한국 이차전지사가 미국 ESS 생산거점 구축에 앞다퉈 나선 배경이다. 실제 미국 내 ESS용 제품 생산라인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연이어 수주 실적을 채우며 현지 생산능력을 올해 17기가와트시(GWh)에서 내년 30GWh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현재는 단독 공장을 통해서만 ESS용 제품을 생산하지만 추가 신증설 및 기존 합작 라인의 전환 등을 검토한다.

삼성SDI도 현지 ESS 생산거점 확보를 추진 중이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통해 현지 EV 이차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회사는 해당 합작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10월부터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 ESS 매출의 약 70%가 미국에서 나오는 만큼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세운 셈이다. 그동안 삼성SDI의 ESS용 제품 수출은 국내 공장에서 담당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ESS 시장 진입을 추진한 SK온은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마찬가지로 현지 생산공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SK온의 생산거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조지아 단독공장 등이 그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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