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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 생존기]'무빙' 미스터로맨스, 코오롱이 택했다⑨강풀 작품 드라마화 권한 보유, 최근 실적 우상향

황선중 기자공개 2025-08-08 07:40:07

[편집자주]

K-드라마 전성기를 이끌었던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이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방송국은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간 채 수익을 독점한다. 제작비는 치솟지만 리스크는 제작사의 몫이다. 탄탄한 자본력의 대형 제작사들마저 성장이 아닌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주요 드라마 제작사의 현실과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7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좋은 회사에는 자연스레 투자자가 모이기 마련이다. 반대로 누가 투자했는지를 보면 그 회사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메리킬즈피플'을 제작한 미스터로맨스 주주 명단에는 코오롱 오너일가가 포진하고 있다. 이웅열 명예회장(9.5%)을 비롯해 장남 이규호 부회장(5%), 장녀 이소윤(5%), 차녀 이소민(5%) 등이 주요 주주다. 코오롱 산하 수십여개 계열사 중에서도 오너일가가 함께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스터로맨스는 코오롱 계열사도 아니다. 2011년 드라마 PD 심세윤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광고, 방송 등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2014년 영화 '어벤져스2' 국내 촬영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대표작은 2023년 디즈니플러스에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무빙'이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인기 만화가 강풀의 모든 작품을 드라마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권한 덕분에 미스터로맨스는 강풀 작가의 인기작인 '무빙' '조명가게', '마녀' 등을 드라마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다. 현재는 '무빙2'를 비롯해 또 다른 인기작인 '당신의모든순간'까지 드라마로 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독창적인 작품성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MBC드라마 '메리킬즈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는 의사와 그를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2017년 방영됐던 동명의 캐나다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그간 국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안락사라는 소재를 과감히 이용했다.

실적은 점점 증가하는 흐름이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21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성장을 달성했다. 매출이 36억원에 불과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3년 사이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22억원을 창출하며 3년 연속 이어지던 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완전자본잠식을 야기하던 결손금도 전년 대비 17% 줄였다.

이 회사에 투자한 이 명예회장은 2018년 코오롱그룹 경영 은퇴를 선언한 뒤 스타트업 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은퇴 당시 "더 늦기 전에 창업의 길을 가겠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밖에서 펼쳐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미스터로맨스에 대한 투자는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또 다른 연결고리도 있다. 바로 미스터로맨스 지분 24.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은현빈 씨다. 은 씨는 간편 해외배송 플랫폼 델레오코리아를 세운 청년 사업가로 유명하다. 미스터로맨스 경영에는 참여하진 않고 최대주주로만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창업주인 심세윤 대표(16%)보다 8%포인트 이상 많다.


은 씨는 이 명예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다. 코오롱그룹 산하 오운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했던 은 씨의 부친 은희곤 목사가 연결고리인 것으로 보인다. 은 목사는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외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 명예회장은 은 씨가 경영하는 델레오코리아에도 투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명예회장이 지배하는 코오롱그룹 역시 은 씨와의 접점이 많다. 은 씨는 현재 델레오코리아뿐 아니라 빅케어(헬스케어 플랫폼), 스시성북(음식 프랜차이즈), 더블유에이치와이비(경영자문), 코우운주류(주류 유통) 등의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델레오코리아, 더블유에이치와이비, 코우운주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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