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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SK스퀘어, 11번가 '콜' 행사하나…팔려도 수천억 손실IRR 감안시 최소 5700억 회수 필요… TF 결성해 논의, 일부라도 상환할 듯

고진영 기자공개 2025-08-08 08:15:44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6일 09: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전 11번가를 포기한 SK스퀘어의 결정은 시장에 적잖은 파문을 안겼다. 사실상 투자자들에게 등을 돌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후 11번가가 매물로 나왔지만 진척이 없다보니 아직도 불편한 이슈로 남아 있다.

게다가 팔리더라도 SK스퀘어는 수천억원의 손실을 본다. 시장 신뢰를 잃으면서까지 치르기엔 속쓰린 규모다. 실제로 두번째 콜옵션 기한이 도래하면서 SK스퀘어는 콜행사로 노선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 3000억 깎아도 인수전 '썰렁'

올 3월 말 기준 SK스퀘어는 11번가 지분(80.3%)에 대한 장부가치를 6607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초 취득금액은 1조494억원이었지만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손상차손을 떨어내면서 3900억원 가까이 축소됐다. 회수 가능하다고 판단한 가치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SK스퀘어는 이익접근법을 이용해 순공정가치를 구하는 방식으로 손상을 계산해 반영했다. 미래현금흐름, 할인율과 영구성장률 등에 기반해 가치를 산출했다는 설명이다. 외부 평가를 거쳐 SK스퀘어가 매길 수 있었던 11번가의 최고 몸값이 6000억원대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담하다. SK스퀘어가 매긴 금액은 지분 80%에 대한 가격이기 때문에 11번가 전체 가치를 같은 기준으로 따지면 8200억원 수준이다. 1년 반이 넘도록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돈을 주고 11번가를 가져갈 매수인은 없어 보인다.

앞서 SK 측은 2018년 나일홀딩스컨소시엄(PEF 운용사 H&Q 컨소시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에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투자금 5000억원을 유치했다. 당시 2023년 9월까지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기로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고 같은 해 말엔 11번가 지분을 되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SK스퀘어가 콜을 포기한 만큼 11번가 매각은 지분 18.18%를 가진 재무적투자자(FI)들이 주도해왔다. FI들은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까지 묶어 팔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가지고 있으며 작년 1월 주관사를 선정해 매각을 본격화했다. 희망하는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1번가가 산정한 가치보다 적어도 2000억원, 많게는 3000억원 저렴한 값이다. 하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매각시 6000억대 처분손실 불가피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SK스퀘어가 받을 수 있는 대금은 없어 보인다. 앞서 FI들은 SK 측으로부터 3.5%의 내부수익률(IRR)을 약속 받았다. 엑시트를 할 때 얻어야 하는 최저수익률이 3.5%란 의미다. 이에 따라 매각은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금을 받으면 FI들이 먼저 투자원금과 보장된 만큼의 수익을 가져가고나서야 SK스퀘어가 남는 수익을 얻어가는 구조다.

그렇다면 올해 얼마를 회수해야 FI들이 3.5%의 IRR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간의 배당액을 IRR로 할인한 후 합산하면 투자 당시의 가치가 되고 미래로 갈수록 할인효과가 커진다. FI들이 처음에 투입한 투자금은 5000억원, 이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1번가로부터 총 575억원을 배당받았다. 배당시기별로 할인 연수를 반영해 이 금액을 환산할 경우 527억원이 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올해 적어도 5691억원(할인가치 4473억원)을 챙겨야 내부수익률을 채울 수 있다. 내년이 되면 필요한 금액은 5890억원으로 오른다. 최선의 시나리오로 5000억원대에 11번가를 매각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약속받은 수익을 얻긴 힘들단 이야기다.

당연히 SK스퀘어는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 이 경우 장부에 반영된 11번가의 가치 6600억원은 전부 처분손실로 인식되며 그만큼 순이익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손실을 감수하고 콜행사를 포기한 셈이다. 장부에 적은 내용과 달리 실제가치가 5690억원에 못 미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11번가는 2021년부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매년 적자행진 중이다. 4년간 누적된 EBITDA 적자는 2900억원을 넘는다. 작년 말 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 역시 906억원에 불과했다. 수천억원의 몸값을 벌어서 만들긴 역부족인 데다 가진 유동성도 빠듯하다.


물론 SK스퀘어는 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 별도 현금이 4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외부에서 충분히 자금을 조달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사실상 11번가를 버리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한 전략이다.

다만 최근 그룹 차원의 행보를 감안하면 상환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 11번가가 팔릴 기미가 없는 데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SK온 FI들의 전환우선주 지분 전량을 매입하기로 하는 등 시장의 시선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주주간 계약에 따라 다시 콜옵션 기한이 다가왔고, 올 10월 초부터 2개월간 콜행사 여부를 또 결정해야 한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조만간 명확한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소통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가 현재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전액 상환이나 일부 상환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2년 전처럼 콜 포기를 하진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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