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동맹, 숨은 승자는 '시스템LSI'설계부터 생산까지 전담, 엑시노스 이은 기대주 등장
김도현 기자공개 2025-08-08 08:29:24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7일 13: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연이어 대형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볕이 들고 있다. 이번 애플과의 협력은 시스템LSI사업부까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파운드리사업부로 국한된 테슬라 계약과의 가장 큰 차이다.시스템LSI사업부는 겹경사다. 최근 자체 설계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가 반등한 상황에서 이미지센서까지 신규 고객을 확보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해당 부서를 이끄는 박용인 사장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센서 전문가' 박용인 사장 주목
7일 애플은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팹 활용을 언급했다.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오스틴팹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가동한 공장이다. 설립 초기에는 메모리 위주였으나 현재는 파운드리 라인으로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가동할 테일러팹이 2나노, 4나노 등 첨단 공정을 다룬다면 오스틴팹은 비교적 구형(레거시) 공정을 다룬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거론한 차세대 칩을 이미지센서로 보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색상과 강도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이미 삼성전자는 차세대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를 개발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타깃은 '아이폰18' 시리즈로 추정된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18부터 출시 전략을 변경할 예정이다. 플래그십은 기존대로 하반기, 일반 모델은 이듬해 상반기에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는 일본 소니가 사실상 독점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업계 선두주자다. 삼성전자는 애플 공급망 진입을 통해 추격에 나선다. 첫 거래인 만큼 아이폰18 일반용 납품에 무게가 실린다. 오스틴팹 내 전용라인 조성 소요기간 등을 감안한 타임라인도 일맥상통하다.
결과적으로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이라는 '빅테크 레퍼런스'를 획득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미지센서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완성차 등으로 응용처가 넓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주력인 모바일 시장 자체가 침체하면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갤럭시와 아이폰 모두에 발을 걸친 건 긍정적이다.
특히 아이폰용으로 개발 중인 이미지센서는 이전 제품과 공법이 다르다. 3장의 웨이퍼를 겹친 '웨이퍼 투 웨이퍼'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다. 3레이어 스택 구조로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 기능을 독립적인 층으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의 역할이 적잖았다는 후문이다. 박 사장은 LG반도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DB하이텍 등을 거치면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경력을 쌓았다. 그중에서도 주력은 이미지센서다. 실제로 그는 2019년부터 센서사업팀을 이끌면서 세계 최초 1억화소, 2억화소 이미지센서 상용화를 주도했다. 이를 계기로 2021년 말 사장 승진했다.
이후 시스템LSI사업부가 부진하면서 박 사장의 거취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Z플립7'에 '엑시노스2500' 탑재,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수주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DS부문 사업부장 중 박 사장만 유임됐는데 애플과의 계약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고객의 전략적 판단, 삼성전기 낙수효과 가능성은
애플이 스마트폰 경쟁으로 미묘한 관계인 삼성전자와 손잡은 건 여러 요소를 고려할 결정으로 풀이된다. 표면적으로는 소니 의존도를 축소할 수 있다.
더 큰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꼽힌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품목관세를 앞세워 영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자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생산시설, 부품 조달처 등이 미국 밖에서 이뤄지는 애플에 직격타가 우려됐다.
이날 애플의 발표는 정치적인 목적이 내포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등을 예고하는 자리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한 것도 그 일환이다.
소니의 경우 미국 내 생산라인이 없다. TSMC와 합작한 법인도 일본에 위치한다. 오스틴팹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에 유리했던 배경이다.
이번 동맹에 따라 삼성전기도 중장기적으로 새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센서는 렌즈, 구동계(액추에이터) 등과 카메라 모듈을 이루는 구성품이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이미지센서를 받아 카메라 모듈을 완성하고 이는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투입된다.
그동안 아이폰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 등이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장착해 보내는 식으로 조달됐다. 추후 소니 대신 삼성전자로 바뀌는 구도겠지만 삼성전자 이미지센서를 가장 잘 알고 활용하는 곳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가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연결고리가 생긴 셈이다.
과거 애플은 삼성전기의 폴디드줌 기술 등을 높게 평가해 협력을 모색한 바 있다. 결국 LG이노텍과 자화전자 쪽으로 우회했으나 삼성전기를 아예 배제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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