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리뷰]SK온 '몸값'에 나타난 그룹의 배터리 전망②해마다 6조 이상 벌어야 제시 밸류 근접…1차 합병으로 외연은 '급성장'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20 08:18:04
[편집자주]
사업 양수도와 자산 양수도, 기업 인수, 기업공개(IPO) 등 굵직한 재무적 이벤트의 관건은 사고 팔고자 하는 것의 가치를 매기는 작업이다. 자산 가치법과 시장기준 평가법, 수익가치 평가법 등 기업은 여러 밸류에이션 방법론을 자율적으로 택한다. 한 기업이 어떤 밸류에이션 방법론을 택했는지, 피어(Peer) 기업은 어떻게 선정했는지 등은 높은 몸값을 받으려는 기업들의 치밀한 재무 전략의 일종이다. THE CFO는 기업이 재무적 이벤트 과정에서 실시한 밸류에이션 사례를 되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8일 08시1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과 SK엔무브 통합 과정에서 각각 주식 가치는 현금흐름할인법(DCF)을 통해 평가됐다. 결과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몸값을 약 26조4701억원, SK엔무브는 약 3조2086억원으로 책정했다.다만 SK온은 2021년 설립 후 양의 현금흐름을 낸 적이 없다. 5년 안에 수익창출력이 괄목할 수준으로 뛰어야 SK온의 추정 몸값과 현실의 간극이 설명된다. 여기에서 SK그룹이 2차전지 시장과 그를 겨냥한 SK온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SK온, DCF로 보면 '해마다 최소 6조 FCF' 기대감
SK온과 SK엔무브의 기업가치를 가늠할 때 썼다는 DCF는 어떻게 산출할까. 특정 기업이 미래에 일으킬 현금흐름(FCF)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방법인 FCFF(Free Cash Flow to Firm)이 가장 자주 쓰인다.
FCFF를 의미 그대로 이해하면 회사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실제로 나간 비용을 뺀 다음 회계적으로만 나간 비용을 더해줘 실제 창출한 현금을 뜻한다. 요컨대 자본적지출(CAPEX)과 순운전자본투자(NWC) 증감분,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상계한 순차입금 등을 조정·반영해 FCFF를 산출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연간 6000억원 가량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발생한다. 다만 SK온은 설립 이후 수익을 낸 적이 없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줄곧 마이너스(-)다. 때문에 SK온의 기존 성과를 토대로는 앞서 EBIT을 기본 전제로 하는 FCFF로 몸값을 산출하기 어렵다.
SK온의 가업가치를 가늠하려면 SK이노베이션이 합병 과정에서 제시한 최종 밸류에이션을 토대로 가정의 영역을 역으로 추산해 나가야 한다.
통상 FCFF를 추정하기 위한 시점은 향후 5년으로 잡는다. SK온이 2025년 합병을 성사한다는 전제 위에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일으키는 현금흐름이 기업의 몸값을 결정했단 뜻이다. 여기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할인율이 추가로 적용된다. 기업마다 가치평가에서 적용하는 할인율 범위는 10%에서 40%까지 다양한데 할인율이 클수록 기업가치가 줄어든다.
SK온이 기업가치에서 보수적인 수치인 10%의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약 29조4112원이 할인율을 적용하기 전 SK온의 5년 간 FCF다. 산술적으로 최소 해마다 6조원의 FCF를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이 기업가치 책정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까지 SK온의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은 2294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이익이 아닌 손실이 났다. 2분기부터 극적인 사업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현재 나타난 수익성 지표만으론 연 6조원의 FCF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합병으로 커진 외연…그룹은 SK온의 '만개'에 베팅
FCF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또 하나 고려할 점은 순차입금이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기업의 현금성자산을 뺀 값이다. 올해 1분기 말 SK온의 연결 순차입금은 23조4659억원, 별도 순차입금은 6조163억원이다. SK온은 성장중인 기업인만큼 순차입금 유무 자체를 문제삼을 순 없다. 그러나 이 역시 밸류에이션 책정에 영향을 주는 지표다.
순차입금은 통상 DCF를 통한 기업가치 산출 과정에서 맨 마지막에 적용한다. 순현금 상태면 그 만큼을 기업가치에 더하고 순차입 상태면 기업가치에서 뺀다. 앞서 최종적으로 26조원이라 매겨진 SK온의 기업가치는 별도 기준 약 6조원의 순차입금을 빼고 나온 값이란 뜻이다. 이때 순차입금 차감과 할인율 적용을 하기 전 순수하게 FCF 추정만으로 산출한 SK온의 기업가치는 35조원이다.
SK그룹이 DCF만으론 쉽게 설명이 안 되는 SK온의 몸값을 시장에 제시한 이유도 분명히 있다. 올해 1분기 SK온의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1조6836억원) 대비 883% 늘어난 14조8771억원이다. 앞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합병하며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다. 더불어 그룹은 급증한 매출을 통해 향후 SK온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급증한 매출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금은 아닐지라도 추후 턴어라운드를 통한 수익성 급반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SK온의 매출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2차전지 즉 배터리 사업의 기여도가 얼마인지는 면밀하게 따져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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