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한증권 AI 대반격]이선훈의 증권식 WM, 'AI 퍼스트'로 재정의④사장단 주도 AI 내재화…은행 중심 틀 깨고 증권 경쟁력 부활

고은서 기자공개 2025-08-19 14:34:51

[편집자주]

올해 증권사 자산관리 파트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기존 챗봇 수준의 정보 응대에서 벗어나 투자 판단과 실행까지 지원하는 'AI PB' 모델을 실서비스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 전환의 흐름에서 자체 AI 인프라와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앞서 실질적 구현에 성공한 증권사로 꼽힌다. 더벨은 신한투자증권 AI PB 서비스를 조명하고 경쟁사 전략과의 차이점을 분석하면서 시장 변화의 흐름을 짚는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3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이 올해를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WM) 전략의 원년으로 삼으며 조직 전반에 변화를 불어넣고 있다. 그간 금융그룹 계열로서 전사 WM의 한 축에 머물렀던 모습에서 벗어나 증권 고유의 경쟁력을 드러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핵심 동력은 AI다. 경영진이 직접 방향을 설정한 건 물론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말 사장단 개편으로 구성된 3사장 체제는 이러한 변화의 초석이 됐다. 리테일 분야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선훈 사장을 필두로, 은행 출신이지만 자산관리 인프라 구축에 강점을 가진 정용욱 사장, IB 전문가 정근수 사장이 각각 한 축을 맡았다. 각자의 전문성은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 아래 경영과 영업, 조직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번 3사장 체제는 신한투자증권 역사상 처음이다.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WM과 IB 양 날개를 동시에 키우는 전환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이선훈 사장, 정용욱 사장, 정근수 사장

이선훈 사장은 AI 내재화를 WM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조직 문화와 영업 프로세스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이 이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수십 년간 리테일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전사적인 AI 활용 방안을 설계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중점 업무를 직접 점검한다.

실제로 이 사장은 AI와 내부통제를 경영 전략의 최전선에 세워 신한투자증권의 핵심 과제로 끌어올렸다.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전사 임원 및 부점장을 대상 AI의 전사적 내재화 실행 전략을 공유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AI 거버넌스 기반 수립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정용욱 사장은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있다. 증권업계 최초로 고객의 투자 성향, 거래 패턴, 자산 구성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고객행동 데이터 플랫폼을 내부에 구축했다. 지난 4월부터 가동된 이 플랫폼은 고객의 거래 패턴과 투자 성향에 맞춰 상품·서비스 추천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조직도

이 역시 신한투자증권이 추진하는 'AI 기반 초개인화' 전략과 맞닿아있다. AI를 통해 고객별 맞춤형 상품 제안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플랫폼그룹, WM기획본부, PWM영업본부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시스템 설계와 서비스 기획을 동시에 진행했다. 각 본부·그룹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IT·데이터 부서가 구현하고 현장 테스트를 거쳐 정식 서비스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개인화 서비스 확대도 정 사장의 주요 과제다. 고객 개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자동화·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AI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출신다운 리스크 관리 철학을 적용,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부통제 기준을 반영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실무 일선을 진두지휘하는 임혁 전무의 역할도 무겁다. 임 전무는 자산관리영업그룹장이면서 플랫폼그룹장까지 겸직하고 있다. 플랫폼사업본부장인 한일현 상무와 함께 AI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사장단부터 주요 임원진이 AI 내재화에 힘을 싣는 가운데 증권 내부에서는 이미 AI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업 현장의 니즈를 반영한 실무형 서비스가 속속 구현되면서 AI가 시범 기술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업무 도구로 자리잡아 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각 종목의 변동성과 리스크 요인을 분석해 보고서 형태로 제공하는 '종목위험평가 AI'가 가동 중이다. 이를 통해 PB들은 고객 포트폴리오 위험도를 신속하게 점검할 수 있고 향후에는 이를 고객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사내용 AI도 안착했다. 직원들은 특정 법규나 사규, 결재 라인 등 업무 규정을 대화형으로 조회할 수 있어 과거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 검색과 확인 절차가 대폭 단축되면서 영업 현장의 대응 속도도 함께 향상됐다. 예컨대 "A 업무를 결재받으려면 누구한테 보고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AI가 그에 대한 해답을 주는 식이다.

리서치 분야에서도 AI가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리서치센터가 커버하지 못했던 미국 중소형주에 대해 AI가 자동으로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PDF 형태로 완성해 제공한다. 중소형주 커버리지 확대는 물론 리서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이다.

경영진이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이전에는 부서별로 목표가 달라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었지만 올해는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들이 하나의 로드맵 아래 움직이고 있다. AI 중심 전략은 전사적으로 합의된 목표이자 시장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존재감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내부에서는 올해를 반격의 해로 삼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그룹 WM의 한 축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AI라는 무기를 활용해 자기 색깔을 드러내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증권식 WM'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액자산가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