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경쟁 막 열린 KCC-노루]KCC, 7% 지분 매입....노루홀딩스, 지주사 탈피 '맞대응'①경영권 분쟁 본격화 가능성 낮지만…KCC, 주주행동 나설 수도
임효진 기자공개 2025-08-26 13:21:36
[편집자주]
국내 도료업계 1·2위가 정면충돌했다. KCC가 노루홀딩스 지분 7.17%를 전격 매입하자 노루홀딩스는 곧바로 지주회사 지위를 내려놓으며 방어에 나섰다. 최대주주인 오너일가가 45% 지분을 쥐고 있어 당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럼에도 KCC가 경쟁사 지분을 사들인 배경과 앞으로 전개될 시나리오는 주목할 만하다.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2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료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KCC가 지난 12일 노루홀딩스 지분 7.17%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자 바로 다음날 노루홀딩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 적용 제외 신고를 했다. 일주일 뒤인 20일 노루홀딩스는 지주회사 지위를 반납했다. 노루홀딩스가 방어 태세를 갖춘 것으로 해석된다.노루홀딩스 오너일가 지분이 45.5%에 달하는 만큼 이번 일이 경영권 분쟁으로 격화될 가능성은 아직 멀어 보인다. 그러나 7.17% 지분은 KCC가 경쟁사 노루홀딩스를 견제하기에 충분한 수치다. KCC는 이사·감사 후보 추천, 배당 확대 요구, 경영 간섭 등 주주행동을 통해 노루홀딩스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노루홀딩스는 지주회사 지위를 반납한 일을 두고 KCC 지분 확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6년 공정거래법이 바뀌면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고 법에 따라 지주회사 적용 제외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올해 6월 기준 노루홀딩스의 자산총액은 약 3900억원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노루홀딩스가 갑작스럽게 지주회사 적용제외를 택한 가장 큰 이유가 KCC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며 지주회사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준 적용을 유예했다. 해당 기업들은 2027년 6월까지 스스로 지주회사 지위를 내려놓지 않는 이상 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노루홀딩스가 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실익 중 하나는 배당금에 대한 법인세 부담 완화다. 일반법인은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배당금 100%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준다. 반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30% 이상만 갖고 있어도 배당금 90%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 줬다.
배당금에 대한 세금 면제는 배당금을 주수익원으로 삼는 지주회사에는 큰 혜택이다. 지난해 노루홀딩스의 영업수익은 222억원이었는데 그 중 배당금을 통해 번 돈이 163억원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노루홀딩스가 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한 이유 중 하나도 세금 혜택일 가능성이 높다. 향후 노루홀딩스의 배당금을 통한 수익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익을 두고도 지주회사를 포기한 이유는 KCC의 견제 혹은 간섭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지주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 등과 50억원 이상의 내부거래를 할 시 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외부에 공시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KCC는 노루홀딩스 내부 정보에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KCC가 이를 두고 문제 제기할 때마다 노루홀딩스는 대응하기 위해 더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해외에는 견제를 목적으로 경쟁사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성공할 경우 상대 기업은 큰 손해를 입는다. 2015년 캐나다 기업 브룩필드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가 호주 화물 물류 회사 아시아노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자 호주 기업 큐브 홀딩스가 아시아노 지분 19.99%를 매입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브룩필드는 큐브 홀딩스와 아시아노의 자산을 나눠 가지게 됐다.
KCC가 노루홀딩스 지분 7.17%를 확보한 것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노루홀딩스 최대주주인 오너일가 지분이 45%나 되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KCC가 노루홀딩스를 상대로 주주 제안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협업을 염두에 둔 것 같진 않지만 말그대로 단순 투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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