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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보드]명인제약, 전임 대표 사외이사 두고 '의견' 분분"상법 개정 고려한 처사에 회사 입장 이해해야" 의견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5-08-29 08: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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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6일 15시2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명인제약은 자사 대표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기용하고 있다. 누구보다 회사를 잘 알고 있는 인사를 이사회에 영입함으로써 상장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오너십에 기초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동시에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명인제약의 이사회 멤버 구성을 통해 기업의 보수적 운영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명인제약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6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행명 회장과 이동철 사장, 오해석 상무를 비롯해 윤준섭·지선봉·손경오 사외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윤준섭 사외이사를 기용한 것을 시작으로 올초 지선봉·손경오 사외이사를 추가해 이사회 구성을 보완했다. 지난달 말 거래소 상장 승인을 받은 명인제약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윤준섭 사외이사 면모다. 1949년생인 윤 사외이사는 경희대 약학과를 졸업, 삼일제약과 대웅제약, 한국로슈 등을 거쳐 명인제약에서 15년여를 근무하며 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 명인제약을 떠난 후 8년만에 이사회 멤버로 회사에 복귀했다. 명인제약은 '오랜 약학업계 재직 경력을 통해 전문적 지식 및 경험을 바탕으로 거시적 경영 전략수립 등에 전문가적 제언을 줄 수 있어 선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상장을 앞둔 기업이나 기존 상장사가 자사 출신 임원을 사외이사로 불러들이는 경우는 그간 종종 관찰돼 왔다. 코스피 상장사 대교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전임 대표를 사외이사로 기용했고 코스닥 상장사 모토닉은 자사 재무담당 임원을 사외이사로 채용했다. KT의 경우에도 퇴직 임원을 계열사 사외이사로 기용하곤 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 사정에 정통한 이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해 안정감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뚜렷하다. 이사회 역할 중 하나가 경영진과 오너십을 견제하는 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 임원 출신 인사에 독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장사 이사회에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대학 교수와 퇴직 관료 등이 대거 이름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명인제약은 이행명 회장(66.3%)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96.2%를 갖고 있어 오너십 장력이 상당히 크다.


한 상장사 사외이사는 "상장을 준비할 땐 이사회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영입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전문가를 영입해야 하긴 하는데 우리나라 정서 상 경쟁사 임원을 이사로 영입하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외이사는 "상법이 개정되면서 이사회 결정 책임은 이사 개인이 짊어지게 됐다"면서 "현행 제도를 고려해 이사를 영입했다면 회사의 결정을 존중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명인제약 측은 현행법 상 이사회 요건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상법은 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멤버의 4분의 1을 사외이사로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난 6월 말 자산 6000억원 규모의 명인제약은 이사회 멤버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워 현행법 요구 사항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윤 이사 임기 만료 이후 이사회를 개편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멤버 평균 연령이 높다는 점도 명인제약 이사회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이행명 회장과 윤 사외이사가 1949년생으로 올해 76세이고 손경오 사외이사는 1948년생으로 올해 77세를 맞았다. 지선봉 사외이사는 1954년생으로 올해 72세다. 시장 관계자는 "상장사 이사회 면면을 보면 60세 안팎 인사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이사회 멤버 연령이 높은 것 역시 해당 기업 경영 특징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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