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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아시아 사로잡은 산업은행, 투자자 이탈 우려 '일축'DBJ 대비 열세 포지션 극복…SSA 발행사 입지 '굳건'

권순철 기자공개 2025-09-01 07:56:52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8일 13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하반기 첫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에 성공했다. 유로 표시 선순위채 프라이싱에서 19억유로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결과 12억5000만유로의 조달을 확정했다. 유로화 기준 국내에서 단일 만기구조로 발행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숫자다.

대규모 수요 확보를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기관들은 산은의 안정성에 베팅했다. 북빌딩 전날 독일 NRW뱅크가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을 뿐더러 일본개발은행(DBJ)도 산은보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매수로 대응했다.

◇유로화 단일 만기구조 '최대 발행' 이정표…아시아 투자 '급증'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일(27일) 오후 유로화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을 마무리했다. 트랜치(tranche·만기구조)는 3년 단일물로 아시아, 유럽, 미국 순서로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을 거쳤다. HSBC, 크레디아그리콜, JP모간, 나티시스, KB증권이 산은으로부터 맨데이트(mandate)를 부여받았다.

2023년 5월 이후 2년 만에 유로화 발행이지만 글로벌 채권 투심은 확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북빌딩 한때 최대 20억유로의 대규모 오더북이 나온 결과 12억5000만유로 수준에서 조달을 확정했다. 이는 여태까지 한국물 이슈어들이 단일 트랜치로 발행한 유로 표시 금액 가운데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2년 전 유로본드(RegS) 발행 당시와 비교하면 아시아 투자자들의 유입이 돋보였다. 당시 최종 11억6000만유로의 오더북 가운데 유럽 기관(96%)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아시아 물량은 4%에 그쳤지만 이번 북빌딩에서만 33%의 기여도를 기록했다. 중국 국영은행과 더불어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 등 초우량 기관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풍부한 수요가 몰리면서 최종가산금리(FPG)도 유리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산은은 최초제시금리(IPG)를 유로화 미드스왑금리(MS)에 28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정했다. 북빌딩 결과 예상보다 강한 매수세가 쇄도하면서 IPG 대비 금리 스프레드를 4bp 줄일 수 있었다. 쿠폰금리(표면금리)는 2.375%로 2년 전(3.375%) 대비 1%p 줄어든 모습이다.


◇'SSA 발행사' 입지 공고화…DBJ 대비 열세 극복

북빌딩 직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사채권) 프라이싱을 성황리에 마쳤지만 우려가 없진 않았다. 유통 금리가 저점을 향하고 있어 대규모 수요를 모을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려웠다. 산은은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스타일을 선언한 이슈어로, SSA 채권은 유통 금리를 벤치마크로 발행되는 터라 촉각을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유럽 권역의 SSA 발행사들이 고전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지난 26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립 은행인 NRW뱅크가 10억유로 조달을 타진했지만 충분한 수요를 모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의 대표격 SSA 이슈어가 금리 스프레드를 줄이지 못하자 산은도 시장 환경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메이저 SSA 이슈어인 일본개발은행(DBJ)이 산은과 비슷한 시점에 발행에 나선 것도 불안감을 키웠다. 4년 만기였지만 산은보다 약 9bp 높은 레벨의 금리를 제시하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DBJ로 이탈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관들은 오히려 더 강한 매수세를 산은에 집중하면서 북빌딩 한때 오더북은 20억유로까지 치솟았다.

유통 금리 스프레드가 낮아진 가운데 이룩한 성과라 더욱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일본 SSA 발행사 대비 5bp 가량 낮은 수준을 공정가치(Fair value)로 매겨 시장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처음 SSA 스타일의 발행을 선언했을 당시 증권사들은 비관적으로 바라봤지만 결국 통한다는 것을 알려줬다"며 "SSA 발행사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다는 목표에 한 발 다다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더벨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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