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관료 리포트]장·차관 출신의 삼성그룹 '픽'…현직 고위 관료 배출도 꾸준③대규모기업집단 중 고위 관료 출신 인사 상장 계열사 영입 선호 뚜렷
이돈섭 기자공개 2025-09-09 08:20:57
[편집자주]
전직 관료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외 전략과 정책 대응 방향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호’다. 이들을 통해 이사회가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정책 환경에 주목하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theBoard는 국내 주요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본 데 이어 최근 수년 간 관료 출신 사외이사 면면을 분석해 기업들이 선호하는 전관 유형과 그 배경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8일 15시5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차관급 고위 관료 출신 인사는 대개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에서 사외이사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주요 핵심 상장 계열사는 최근 6년 간 고위 공직자를 적극 영입해 이들의 이사회 커리어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삼성그룹 이사회에 적을 두고 있다가 정부 부처 고위 공무원으로 발탁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전관 선호 움직임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다.theBoard가 최근 6년 5개월 간 공직자윤리위가 공개해 온 퇴직 공무원의 사외이사 취업심사 신청자 42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가 조사 대상 기간 중 가장 많은 장·차관급 전직 관료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신청 의무가 있는 전직 관료 13명은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증권 이사회로 향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재산등록의무자에 해당하는 고위 공직자는 퇴직 후 3년 간 취업 제한기관에 취업하려는 경우 공직자윤리위에 취업심사 신청을 해야 한다. 해당 내용을 감안했을 때 취업심사 신청을 한 퇴직 공직자는 사외이사 경력이 전무할 가능성이 높고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경험이 풍부하진 않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삼성그룹 상장사가 고위 공직자의 사외이사 진출의 주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 대상 전체적으로는 검찰청과 국세청 등에 소속됐던 법률 및 조세 전문가가 사외이사 취업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삼성그룹의 경우 비교적 다양한 정부부처 공직자들이 사외이사 취업을 시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온 인사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등에서 활동해 온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전직 판검사로 활동했던 인사는 13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외이사로 합류한 이 중에는 장·차관급 인사가 많은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문승욱 현 삼성E&A 사외이사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였던 유일호 삼성생명 사외이사,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이원재 삼성중공업 사외이사,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 안도걸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었던 이호승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등이 눈에 띈다.
2022년 삼성전자 이사회에 합류한 한화진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의 경우 사외이사 취임 한 달이 채 지난 시점 윤석열 정부 환경부 장관으로 기용돼 이사회를 떠나기도 했다. 공직을 떠난지 3년이 지난 시점에 삼성생명 이사회에 진입해 이번 조사 대상에 잡히진 않았지만 구윤철 전 삼성생명 사외이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사직을 자진사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22년 삼성전자 이사회에 합류했고 박원주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지난해 삼성증권 이사회에 합류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한국은행에서 커리어를 쌓아 온 강태수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을 사외이사로 기용한 데 이어 서영경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영입하기도 했다. 서 전 부총재보는 비슷한 시기 롯데지주 사외이사 취업심사를 신청키도 했다.
검사 출신의 전직 관료가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이사회 경력을 쌓기 시작한 이로는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이 꼽힌다. 이 전 차관은 2019년 삼성생명 이사회에 합류, 효성화학과 대한전선 등 다양한 기업 이사회를 거쳐 현재는 태영건설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무부 소속의 판사 출신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던 최혜리 전 위원은 2022년 삼성증권 이사회에 합류, 현재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이사회에는 퇴직 이후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전직 관료뿐 아니라 그룹 합류 전 관료 사회 밖에서 이력을 쌓아온 전직 관료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신제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삼성생명에는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전직 고위 공직자 영입 흐름은 최근까지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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