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5]'한국계 유럽 최장수' 저력 보여준 독일하나은행②'팬데믹·전쟁' 부침에도 6년 연속 순익 증가…업력 바탕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비결
프랑크푸르트(독일)=최필우 기자공개 2025-09-02 12:57:06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전략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순 진출을 넘어 현지화는 물론 IB, 자산운용, 디지털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여전사 등 비은행권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흥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더벨은 '기회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9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점을 두고 유럽 전역에서 영업에 나서는 건 은행권 글로벌 비즈니스 중에서도 난이도 높은 과제다. 독일 금융 당국의 규제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 사정에도 밝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유럽은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급격한 금리 인하와 인상 등 다양한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독일KEB하나은행은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 중 가장 꾸준한 면모를 자랑한다. 최근 숱한 위기 상황이 발생했으나 6년 연속으로 순이익을 개선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경쟁력 바탕에는 50년 넘는 긴 업력이 자리한다. 한국계 지상사 영업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비즈니스와 수익원을 갖춘 게 호실적 비결로 꼽힌다.
◇인력 50명, 한국계 최대…수익원 다변화로 꾸준한 면모
독일하나은행은 1970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점으로 문을 열었다. 1992년 법인으로 전환했고 지점 시절을 포함해 55년간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2008년 11월 체코 오스트라바 사무소를, 2024년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사무소를 열며 동유럽 전진 기지 역할도 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역사가 길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만큼 구성원 수도 많다. 독일하나은행은 인력 50명으로 구성돼 있다. 본국 파견 직원 8명과 현지 채용 직원 42명이 근무하고 있다. 프론트 오피스(영업 부문) 5개 부서와 백오피스(영업 지원 부분) 7개 부서가 운영된다. 한국계 은행 유럽 법인 최대 규모다.
자산 규모 역시 한국계 법인 중 가장 크다. 2021년 1조1175억원, 2022년 1조1572억원, 2023년 1조2121억원으로 꾸준히 우상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조5058억원으로 퀀텀 점프에 성공했다. 본점 차원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현지 진출 한국계 기업 부진 등의 여파로 타행이 자산 규모 감소를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자산 증가는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순이익 113억원을 기록해 100억원대에 올라섰다. 규모와 함께 꾸준함도 엿보인다. 2018년 이후 6년 연속으로 순이익을 개선했다. 그 사이 코로나19 팬데믹, 러-우 전쟁 등 다양한 대외 변수가 있었음에도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독일하나은행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독일하나은행의 총 대출금은 6만1000유로(약 1조원)다. 이중 한국계 지상사 대출이 40%, 신디케이트론이 21%, 해외 사모사채(FRN) 투자가 40%를 차지한다. 지상사 대출 의존도가 높은 타행과 비교해 수익원이 다변화돼 있다.
옛 외환은행 시절부터 다진 수출입·외환 분야 전문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하나은행은 연간 수출입 거래 물량은 400억달러(약 55조5000억원)를 취급하고 있다.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리스크 관리, 무역서류 처리 효율화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사 600여곳 중 100여곳이 현지 기업으로 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독일하나은행 관계자는 "특정 산업과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로 상승세
대출 포트폴리오 재편도 독일하나은행 성장세에 일조했다. 독일하나은행은 저수익성 대출 비중을 줄이고 고수익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지속하고 있다. 하나금융 본사 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본 효율성 강화 원칙이 독일하나은행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대출 한 건이 아쉬운 수준을 일찌감치 넘어서면서 수익성 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신경을 쏟고 있는 대목이다. 독일 금융 당국의 동일인 한도 규제에 따라 특정 차주에 대한 대출 한도는 25%로 제한된다. 한국 대기업이나 대출이 급한 기업에 대규모로 금융을 제공하기보다 다양한 고객사와 꾸준한 거래를 이어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객 수가 많음에도 지난달 기준 연체율은 0%다.
독일하나은행은 앞으로도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생산 기지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과 공급망 금융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분야에 선택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기로 했다.
향후에도 포트폴리오 질적 개선과 함께, 중동부 유럽 생산기지·공급망 금융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선택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계획이다. 유럽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계 기업도 신규 거래 대상이다.
독일하나은행 관계자는 "유럽 전역이 고금리와 강한 규제 환경으로 한국계 제조업 진출이 제한적이지만 중부유럽은 상대적으로 환경이 양호하다"며 "인플레이션, 개발도상국 임금 상승, 러-우 전쟁 탓에 제조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유럽향 생산기지로 각광받는 중부유럽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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