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 IPO]합리적 밸류에이션, 제도 변화 고려 최선책 제시유리한 PER 대신 에비타멀티플 활용…실적 안정성 '우수'
김슬기 기자공개 2025-08-29 14:51:41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9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 기업인 명인제약이 코스피 상장 여정을 본격화했다. 명인제약은 실적 확인이 가능한 199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았을 정도로 실적 안정성이 우수하다. 현재 영업이익률은 30%를 넘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으로 하반기 코스피 대어로 꼽힌다.명인제약은 기업가치와 영업활동 자체의 수익성을 반영하는 에비타멀티플(EV/EBITDA) 방식으로 밸류에이션을 진행했고, 여타 코스피 상장사 대비 할인율을 높이는 등 시장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짰다. 명인제약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기업공개(IPO) 의무보유확약 제도를 고려, 기관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수년 간 영업이익률 30%대, 밸류에이션 때 감가상각비 고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다음달 9~15일 코스피 입성을 위한 공모가를 정하기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 주식수는 1460만주이며 이 중 340만주를 신주로 모집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5000~5만8000원으로 제시했고 공모 예정금액은 하단 기준 1530억원, 상단기준 1972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시가총액은 6570억원에서 최대 8468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이다.
명인제약은 일반 대중들에게 잇몸치료제 '이가탄'과 변비약 '메이킨Q' 등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CNS 치료제 분야의 강자로 꼽힌다. CNS는 뇌와 척수를 포함하며 정신질환·신경질환 치료제를 통칭하는 말이다. 명인제약은 200여 종의 치료제를 확보하고 있고 이 중 31종은 단독의약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폭넓은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년 연속 CNS 분야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꾸준한 수익성은 명인제약의 가장 큰 강점이다. 확인가능한 재무제표 상으로 199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영업 적자를 낸 적이 없고 연결 재무제표를 공시한 2018년 이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영업이익률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2694억원, 영업이익 928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34.3%였다.

이번 IPO를 진행하면서 에비타멀티플 방식을 활용,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의약품 제조업의 특성상 대규모 생산시설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감가상각이 발생한다. 여타 바이오 기업들이 사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순이익을 기준으로 상대가치를 산출하기에 유리하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배제했다.
일각에서는 PER 방식이 더 명인제약의 몸값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다만 회사 측과 주관사는 회사의 재무구조에 가장 적합한 방법론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2021년 HK이노엔 역시 해당 방법론을 활용, 증시에 입성한 바 있다. HK이노엔은 2024년 기준 매출 8000억원대, 영업이익 800억원대였다. 현재 시가총액 1조3000억원대다.
◇의무보유확약 확대,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로 대응
현재 명인제약이 비교기업으로 제시한 유나이티드제약, 보령, 종근당의 최근 1년간 영업이익은 각각 514억원, 703억원, 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32억원, 1118억원, 1119억원이었다. 명인제약의 경우 영업이익은 920억원, 상각전이익은 1045억원으로 산출됐다.
제약바이오 IPO는 수익성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명인제약은 실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증시 입성에 나서는 곳이다.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비교기업 에비타멀티플은 7.9배로 산출됐고, 순현금 4261억원 등을 고려한 적정 시가총액은 1조2523억원이었다. 주당 평가가격은 8만5573원에서 할인율 '47.41% ~ 32.22%'을 반영, 현재의 공모가 밴드를 산출했다.
동일 기업으로 PER을 계산하면 17.16배로 산출, 적정 시가총액은 1조3374억원이며 주당 평가가액은 9만1387원이다. 할인율 등을 감안하면 이 경우 밴드는 4만8060~6만1942원이다. 시가총액은 7017억~9044억원으로 형성된다. 500억원 가량 차이가 나지만 향후 주가 관리 등을 고려하면 무리하게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유인이 크지 않았다.
할인율 역시 시장 친화적으로 제시했다. 2022년 이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할인율 범위는 32.82~19.89%였다. 할인율이 낮으면 발행사에도 유입 자금이 많아지고 주관사도 수수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되지만 흥행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을 고려해 할인율을 높여 기관투자자 참여를 높이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수요예측 제도가 강화됐다는 점을 고려했다. 올해에는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의 30% 이상을 의무보유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해야 하고 내년에는 이 비중이 40%까지 높아진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상한 30억원)를 직접 인수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IPO 수요예측 제도가 바뀐 만큼 기관 의무확약을 최대한 많이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며 "상장 당일 주가만 중요한 게 아니라 기관들이 확약한 기간 이후에도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진행해야 하는데 명인제약은 이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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