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하나은행 10년]단자회사로 시작한 후발주자 '리딩뱅크' 되다①합병 비관론 불식시키고 가파른 외형 성장…질적 개선 동반하며 M&A 모범 사례로
최필우 기자공개 2025-09-03 13:29:51
[편집자주]
2015년 9월 1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제막식이 열렸다. 큰 진통을 감수한 끝에 단행한 합병은 은행권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꼭 10년이 지난 지금 통합 하나은행은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단자회사로 시작한 후발주자가 기성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대형 은행 합병 성공 사례를 보여준 양행 통합은 메가뱅크를 꿈꾸는 국내 은행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합 하나은행 10년 성장사와 리딩뱅크 도약을 이끈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1일 14시4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9월 1일.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은행권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옛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합병하고 통합 하나은행 출범 제막식을 열면서다. 충청·보람·서울은행과 합병한 전례가 있으나 외환은행은 규모가 비슷한 대형 은행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이벤트였다. 메가뱅크 도약 기대를 받는 동시에 화학적 결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10년이 지난 현재 하나은행은 리딩뱅크로 도약하며 전사적 역량을 투입한 메가 딜이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자산 규모와 순이익 측면에서 다른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 자본적정성 등 질적으로도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단자회사로 시작한 후발주자 약점을 양행 통합으로 완전히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병 후 '자산 2배·순이익 3배' 늘었다
통합 하나은행 출범은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3년 만에 이뤄졌다. 당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에 5년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기로 했으나 조기 합병으로 방향을 틀었다. 외환은행 인수를 주도한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이 통합 시너지를 내는 데 자신감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합병을 서두른 데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에 편입된 직후 실적 내리막 길을 걸었다. 외환은행 순이익은 피인수가 결정된 2012년 6671억원으로 하나은행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3년 4443억원, 2014년 3651억원으로 잇따라 급락했다. 아직 그룹 리더십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했던 탓이다. 합병 지연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기간 양행 합병에 비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만해도 하나은행은 단자회사 한국투자금융을 전신으로 하는 신생 은행으로 평가됐다. 외환 국책은행으로 자부심이 강했던 외환은행 구성원들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존재했다. 합병 과정이 수차례 무산된 것도 비관론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출범한 통합 하나은행은 지난 10년간 눈부신 외형 성장을 이루며 업계와 행 안팎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통합 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자산 규모(2015년 6월 말 기준)는 각각 179조5035억원, 119조3319억원으로 총 298조8354억원이었다. 10년이 지난 올해 6월말 기준 통합 하나은행 자산은 531조7042억원이다. 자산 성장률 78%로 약 2배 수준의 외형 성장을 달성했다.
순이익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각각 8561억원, 3651억원으로 총 1조2212억원이었던 순이익은 3조3564억원이 됐다. 175% 성장해 3배가량 순이익을 키운 셈이다. 양행 출신 구성원들이 일관된 전략에 따라 시너지를 내지 않았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다.
다른 시중은행과 견줘 손색이 없는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점에서 양행 합병의 의미가 크다. 하나은행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을 전신으로 하는 KB국민은행,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으로 출범한 신한은행과 매년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2~2023년에는 2년 연속 순이익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이젠 후발주자보다 리딩뱅크 수식어가 더 울리는 은행이 됐다.

◇두자릿수 ROE 안착, 화학적 시너지 입증
외형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두드러진 개선을 이뤘다는 점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산과 순이익 총계를 늘리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경영 지표 개선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수익성 지표 개선이 대표적이다. 하나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 상반기 12.29%로 두자릿수에 안착해 있다. 2015년 6월만 해도 하나은행 ROE는 9.02%에 그쳤다. 실적 악화를 겪고 있던 외환은행 ROE는 4.61%였다. 양행 합병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빠른 정상화 단계를 거쳐 고수익 은행으로 변모했다.
자본력도 우수하다. 각각 11.45%, 11.52%였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6.5%로 올라섰다. 이는 당국 규제 기준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시스템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위험가중자산(RWA)을 탄력적으로 관리하는 영업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 그룹 차원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도 사실상 하나은행 CET1비율이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서 이뤄진 다른 은행 합병의 경우 영업 권역 또는 인력 확장 계기가 됐다면 외환은행과의 통합은 근본적인 체질에 변화가 생긴 사건"이라며 "우수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흡수하면서 외형을 키우는 것은 물론 경영 역량도 강화할 수 있었던 성공적일 딜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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