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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기본자본 확충 스타트]기본자본 신종 발행, 첫째도 둘째도 '배당가능이익'②DB손보 '1.78조' 확보, 연간 수천억 배당 이력도…다수 보험사는 배당 재원 '마이너스'

김영은 기자공개 2025-09-03 13:30:03

[편집자주]

보험사의 기본자본 확충 움직임이 시작됐다. DB손보가 업계 최초로 기본자본 인정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보험업계는 기본자본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전략 재정립에 한창이다. 기본자본을 단기간 내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유상증자와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제한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크다. 이번 발행 사례를 토대로 보험업계의 기본자본 확충 움직임을 전망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1일 14시5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 규모가 향후 기본자본 인정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업계 1호로 나선 DB손해보험을 두고 기업의 배당 여력과 그에 따른 이자 미지급 리스크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의 문의가 쏠렸다. DB손보는 구체적인 배당가능이익 규모를 명시하고 매년 수천억원대의 주주 배당을 무리 없이 단행했다는 점을 통해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DB손보와 같은 배당 여력이 없는 보험사들은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도 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보험사가 IFRS17 도입 이후 법정준비금인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대거 쌓으며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상태다. 배당가능이익이 있더라도 충분한 버퍼를 확보했다고 판단되지 않을 경우 기존 신종자본증권 대비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DB손보, 배당 여력 1조 상회…이자지급여력 '충분'

DB손보는 지난 8월 기본자본 인정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공시하며 상반기말 기준 배당가능이익은 약 1조7800억원이라고 밝혔다. DB손보가 구체적인 배당가능이익을 공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자미지급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자본증권이 기본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자지급재원이 배당가능이익으로 제한된다. 배당가능이익이 바닥나면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계약은 위반되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배당 여력에 따라 위험도가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배당가능이익은 이익잉여금 내에서도 각종 법정 준비금을 제외한 처분 전 이익잉여금에서 미실현손익을 상계한 금액을 의미한다. DB손보는 상반기말 기준 12조6231억원의 이익잉여금 내에서 대손준비금 적립·예정액 1060억원, 비상위험준비금 적립·예정액 1조6560억원,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예정액 5조6934억원 등을 제외한 3조8494억원이 처분 전 이익잉여금이다. 여기에 기타포괄손익누계액(-3조6485억원) 등 미실현이익 및 손실을 상계하고 약 1조7800억원의 배당 재원이 남았다.

DB손보가 이번 발행한 신종자본증권(7470억원, 연 3.8%)에 대해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을 단순 계산하면 연간 약 284억원 규모다. 업계 관행대로 해당 자본증권을 5년 후 조기상환한다고 전제하면 5년간 1420억원 규모의 이자 비용이 소요될 전망으로 현재 확보한 배당가능이익의 8% 수준이다.

DB손보는 배당가능이익 규모 명시와 함께 역대 주주배당 이력을 통해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최근 3년간 DB손보는 매년 배당을 단행해왔으며 규모도 늘려왔다. 지난해 배당총액은 4083억원으로 2022년 2762억원, 2023년 3182억원으로 증가했다. 현재까지 주주들에게 자본증권 이자 비용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의 배당을 꾸준히 진행해 온 만큼 이자 미지급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발목'…배당 재원 불충분시 신용등급 하향 부담

향후 기본자본 규제가 도입되면 해당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대한 니즈는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말 기준 상장 보험사 및 지주 계열 보험사 20개 중 5개 보험사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50%를, 4개 보험사가 70%를 하회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수 있는 보험사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들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대거 쌓으며 배당가능이익이 빠른 속도로 잠식되고 있어서다. 금리 인하 국면에 따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대폭 하락하는 점도 배당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상당수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가능이익이 있더라도 충분한 여력을 확보했는지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보험업권의 기본자본 인정 자본증권 발행 조건과 신용도 판단 기준 관련 보고서에서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 규모에 따라 신용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자지급 안정성이 낮은 경우 자본성이 심화될 수 있어 노칭(Notching) 수준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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