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개편 드라이브]AI 중심 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기를 기회로'[총론]계열사 정리, 연구개발 투자 확대 병행…'선택과 집중' 전략 본격화
노윤주 기자공개 2025-09-05 07:57:02
[편집자주]
기업의 조직 변화는 미래 전략을 읽는 핵심 단서다. 특히 빠른 기술 변화에 직면한 IT 기업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수시로 조직을 재편한다. 카카오 역시 지난 1년간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간에서는 카카오의 위기를 점치고 있지만 카카오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시대 흐름에 맞춰 계열사는 줄이고 연구개발조직부터 확충했다. 절치부심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카카오의 변화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3일 14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최근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와 AI 사업 부진 등 각종 내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경영진은 이를 혁신 계기로 삼고 분골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계열사 정리에 더해 올해는 AI 중심 조직개편을 병행하는 중이다.아울러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줄 수 있었던 국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탈락 이후 자체 AI 역량 강화에 전력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오픈AI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등 위기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개월간 조직개편 수차례 단행…서비스·AI 투트랙 진용
여느 테크기업이 그렇듯 카카오도 미래는 AI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지속적인 조직개편과 계열사 정리를 통해 AI 중심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수차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AI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그 안에서 세분화를 단행했다.
속도가 붙은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당시 테크, 카나나알파(Kanana α), 카나나엑스(Kanana X) 등 3개 부문 중심이던 연구개발 조직을 올해 3월 △CPO △테크 △카나나 △AI 스튜디오 등 4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 관련 조직의 세분화다. 기존 이원화되어 있던 AI 조직을 하나의 카나나 부문으로 통합한 후 AI 스튜디오를 별도 독립시켜 AI 연구개발의 전문성을 높였다. 카나나는 자체 LLM 개발과 대화 처리 기술을 담당하고 AI 스튜디오는 안전성과 품질 관리를 맡는 구조로 역할을 분담했다.
또 기존에 없던 CPO 부문을 신설해 상품 총괄 기능을 강화했다. CPO 직을 신설하면서 토스뱅크 출신 홍민택을 영입하기도 했다. 홍 CPO 산하에는 메시징소셜, 비즈니스광고, 커머스맵, 공통플랫폼 등 4개 조직을 뒀다. 신사업인 AI와 본업인 카카오톡의 수익, 서비스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2분기에도 조직명 변경과 기능 조정이 이어졌다. 커머스 조직은 커머스맵으로 기술전략 조직은 기술데이터플랫폼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각 조직의 역할을 보다 구체화했다. 특히 데이터 관련 기능을 여러 조직에 추가하면서 AI 시대에 필수적인 데이터 역량 강화에 나섰다.
◇ 연구개발비 확대…남은 숙제는 '서비스화'
카카오의 AI 중심 조직개편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연구개발비는 342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8.4%를 기록했다. 특히 별도 기준으로는 1598억원을 투입해 매출액 대비 24.2%에 달하는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 반기 누적으로는 6374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확대와 함께 연구 성과도 늘어났다. 카나나 부문에서는 자체 LLM 카나나의 성능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카카오는 글 뿐 아니라 사진과 음성도 이해할 수 있는 AI 멀티모달을 처음부터 강조하고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컴퓨터 비전 학회인 CVPR 2025에 인물 이미지 생성 기술 논문을 발표했고 하이라이트 페이퍼(Highlight Paper)로 선정됐다. 앞으로 속도를 내 음성인식합성 기술, AI 오케스트레이션 모델 등 실용화 가능한 기술 개발을 확대한다는 게 카카오 방침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구개발 과제 수의 급격한 증가다. 2024년 말 대비 2025년 반기 기준으로 카나나 부문의 연구 과제가 대폭 증가했다. 5개 뿐이던 과제가 13개로 늘었다. 비즈니스광고 부문은 6개에서 20개가 됐다. 조직개편과 투자 확대가 연구개발 역량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 운영 측면에서는 안정적이다. 작년 말 4028명에서 올해 6월 3986명으로 42명 감소에 그쳐 대규모 구조조정 없이 조직개편을 완수했다. 평균 근속연수는 5년 6개월에서 6년으로 증가해 고용 안정성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직 더디다. 일명 '국가대표 AI'라 불리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 5개 정예팀에 들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카카오톡과 연계해 내놓은 별도 AI 서비스 '카나나'는 베타 서비스 중이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조직은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며 유연하게 바꾸고 있지만 개발에서 속도가 나기가 어려운 듯 보인다"라며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내는 게 다음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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