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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관료 리포트]산업부는 코스피, 국세청은 코스닥…7급도 사외이사 행⑥코스닥 상장사 서연탑메탈 600만원 보수에 국세청 7급 출신 사외이사 선임

이돈섭 기자공개 2025-09-11 08:11:28

[편집자주]

전직 관료 사외이사는 기업의 대외 전략과 정책 대응 방향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호’다. 이들을 통해 이사회가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정책 환경에 주목하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theBoard는 국내 주요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본 데 이어 최근 수년 간 관료 출신 사외이사 면면을 분석해 기업들이 선호하는 전관 유형과 그 배경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4일 08시2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부처별 사외이사 진출 양상도 뚜렷하게 구분됐다. 취업심사 신청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에 몸담았던 이들은 대부분 코스피 상장사로 향한 반면 국세청 소속은 상당수 코스닥 상장사 문을 두드렸다. 산업부 소속 관료들은 장·차관급 인사가 대부분이었다면 국세청 소속 관료들은 국장급 인원부터 일반 공무원까지 그 범위가 다양한 점도 차이점으로 꼽힌다. 국세청 출신 공무원은 대개 세무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 산업부 관료는 코스피 상장사 제조사…장·차관 대부분

theBoard가 최근 6년 5개월 간 공직자윤리위가 공개해 온 퇴직 공무원 사외이사 취업심사 신청자 42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취업심사 신청 직전 산업부 소속이었던 전직 관료의 사외이사 취업심사 신청 건수는 13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코스피 상장사 취업심사 신청 건수는 9건이었고 비상장 취업심사 신청 건수는 4건이었다.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취업심사를 신청한 건수는 전무했다.

산업부에서 공직을 마친 전직 관료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상장사로는 CJ CGV를 비롯해 HD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롯데이노베이트, 삼성E&A, 삼성전자, 효성화학, DN솔루션즈 등이었다. 제조업체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해당 기업들이 영입한 전직 산업부 소속 관료는 장·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기업은 특정 관료에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성윤모 전 장관(2018~2021)이다. 성 전 장관은 임기를 마친 후 3년이 되던 2024년 HD현대인프라코어 러브콜을 받아 사외이사 취업심사를 신청했다. 1988년 32회 행정고시 합격을 통해 공직에 입문한 성 전 장관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을 비롯해 특허청장 등을 역임한 인물. 그는 현재 HD현대인프라코어뿐 아니라 효성 이사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성윤모 전 장관과 함께 근무한 박진규 전 산업부 차관(2020~2021)의 경우 2023년 LG에너지솔루션과 롯데이노베이트 러브콜을 받아 두 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성 전 장관 후임격인 문승욱 전 장관(2021~2022)은 공직을 떠난 이듬해 비상장사 DN솔루션즈 이사회에 합류했고 올초 삼성E&A 사외이사로도 기용됐다. 윤석열 정부 초대 산업부 장관이었던 이창양 전 장관(2022~2023)은 CJ CGV에 합류했다.

통상교섭 분야에서 활동한 정무직 관료들도 상장사 이사회 러브콜을 받았다. 유명희 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21년 공직을 떠나 이듬해 HD현대건설기계와 삼성전자 러브콜을 받아 취업심사를 신청, 두 기업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정회 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2023년 퇴직, 올초 LG이노텍 이사회에 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 고위 공직자 출신이 하나의 대관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세청 공무원은 코스닥행…7급 공무원도 사외이사로

산업부 소속 전직 관료 사외이사 취업심사가 코스피 상장사에 집중됐다면 국세청 소속 전직 관료 사외이사 취업심사는 코스닥 상장사에 몰린 점이 눈에 띈다. 조사 기간 국세청 소속 전직 관료의 사외이사 취업심사 신청 건수는 32건이었는데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16건이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산업부 전직 관료가 장·차관급이 많았던 것과 달리 국세청 전직 관료는 국장급부터 7급직원까지 다양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변호사와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 인사가 주로 채용되는데 국세청 직원도 세무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곤 한다"면서 "코스닥 상장사는 코스피 상장사에 비해 사외이사 보수가 작아 현실적으로 현직 세무사보다 국세청 직원을 선호할 순 있다"고 해석했다. 2020년 국세청 7급 공무원 출신 인사를 영입한 서연탑메탈의 경우 그해 사외이사 한 명당 평균 보수로 600만원을 지급했다.

국세청 국장 인사를 영입한 곳으로는 코스닥 상장사 디지털대성이 대표적이다. 2018년 공직을 떠난 남판우 전 중부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은 2020년 디지털대성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남 전 국장은 지난해 삼양식품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쌍용C&E는 2023년 백승훈 전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을 영입했다. 쌍용C&E는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돼 지난해 상장폐지했다.

코스피 상장사로 국세청 국장 인사를 영입한 곳은 경동인베스트, 명신산업과 제일약품, 제일파마홀딩스, 현대비엔지스틸, 황금에스티 등 5곳이었다. 경동인베스트가 국세청 3급 공무원(부이사관)을 영입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4급 공무원 출신(서기관)를 기용했다. 코스닥 상장사 상당수가 4급 이하 관료를 영입한 점과 대조적이다. 비상장사 중에는 모아저축은행과 동양저축은행 등이 전직 국세청 관료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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