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NH증권, 이사회 주도 내부통제 시스템 진화서은숙 상명대학교 교수 "금융사 핵심은 신뢰, 규제 이상으로 체계 업그레이드"
이지혜 기자공개 2025-09-12 07:41:25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9일 15시28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부통제 강화가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담할 별도 조직을 신설하며 감독 기능을 강화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증권사의 내부통제 강화가 금융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한 기반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전제조건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서은숙 상명대학교 교수(사진)는 NH투자증권 사외이사로서 감사위원회 등에 소속돼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소비자보호분과 위원을 지냈다.
서 교수는 올 7월부터 증권사를 대상으로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강화할 것으로 바라본다. 상법개정안과 맞물려 사외이사의 책임이 무거워진 만큼 특히 내부통제 시스템에 있어서 이사회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제적 책무구조도 도입, "내부통제 실효성 점검 현미경"
“내부통제 강화는 금융사 신뢰의 핵심이다. 정부의 내부통제 강화 기조는 한국 금융산업의 신뢰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한 필수적 조치다. 사외이사로서 이런 시스템이 형식적 절차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하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서은숙 교수가 말했다.
증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기조는 올 7월부터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로 특히 탄력을 받았다. 이 법은 증권사로 하여금 책무구조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이사회 산하에 내부통제위원회 등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등 주요 임원의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의 흐름을 도식화한 일종의 지도다. 이사회 산하 내부통제위원회는 사외이사 과반으로 구성돼야 하며 준법감시·리스크 관리·금융소비자 보호 등 내부통제 전반을 심의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서 교수는 “NH투자증권은 단순히 규제를 따르는 수준을 넘어 내부통제 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며 “책무구조도는 임원 각자가 담당 영역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챙기도록 만들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떠넘기거나 어물쩍 넘어가는 문화를 근절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2024년 4월 준법감시인을 주축으로 TFT를 꾸리고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받아 책무구조도를 마련했으며 이후 감독당국의 시범운영에도 참여했다. 그렇게 올 6월 말 내부통제위원회 심의 및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안을 도출해 7월 1일 최종안을 제출했다.
NH투자증권의 책무구조도는 부서부터 대표이사까지 상향식으로 점검 및 보고되는 형태의 책무관리체계라는 점이 특징이다. 책무관리매뉴얼을 마련했으며 각 부서의 점검활동을 증빙하는 책무관리시스템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사회 내 변화도 크다고 밝혔다. 그는 책무구조도에 대해 “이사회가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현미경을 갖게 된 셈”이라며 “과거에는 내부통제에 대한 선언적 논의가 주를 이뤘다면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에는 실제 담당자가 누구이고 그가 어떤 시스템으로 대응하는지 심도있게 질문하며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통제·감사위 '상호보완적'…사외이사 역할 강조
서 교수는 내부통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 두 개 위원회가 내부통제에 있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도 밝혔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정관에 따라 감사위원회나 위험관리위원회가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의결 및 점검한다면 내부통제위원회 역할을 생략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감사위원회와 내부통제위원회의 역할 중복 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내부통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는 서로 다른 초점과 기능을 가지고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한다”며 “감사위원회가 회계투명성, 재무보고의 신뢰성, 외부감사인 선임 등 좀더 넓은 범위의 감독기능을 수행한다면 내부통제위원회는 내부통제에 집중해 특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감사위원회 등과 별도로 올 3월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내부통제위원회에는 NH농협손해보험 부사장 등 비상임위원 한 명과 사외이사 2명 등 총 3명의 이사가 소속되어 있다.
서 교수는 “내부통제위원회가 각 부서의 실무적인 내부통제 장치, 즉 ‘나무’를 꼼꼼하게 살핀다면 감사위원회는 한 걸음 떨어져서 전사적 위험관리시스템이라는 ‘숲’이 잘 조성되고 있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의 책무도 한결 무거워졌다.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고 내부통제에 대한 사외이사의 책임과 역할이 강화하는 기조와 맞물리면서다.
서 교수는 “사외이사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조직문화로 뿌리내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시스템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 데이터를 요구하는 ‘날카로운 질문자’로서 역할, 경영진과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내부통제 시스템을 감독하는 ‘독립적 감시자’ 역할, 경영진과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적극적 조언자’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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