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호 2년 성과평가]분기 최대 실적 이정표, 본업보다 부동산 이익 '착시'이스트폴 분양 수익 '일회성 영향', 비용관리 측면 '명암' 뚜렷
이민우 기자공개 2025-09-18 08:46:05
[편집자주]
2023년 KT의 수장 자리를 꿰찼던 김영섭 대표가 2년차를 지나 이제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연임이냐 퇴진이냐는 그의 지난 성과를 통해 결정될 일이다. 그의 지휘 하에 KT는 많은 변화를 보였다. 실적이나 글로벌 사업 협력처럼 과거 대비 진일보한 성과를 낸 부분도 있다. 반면 해킹사태나 국가 AI 사업자 선정 고배 등 관리의 실패로 볼만한 사안들도 다수 있다. 더벨은 김 대표의 그동안 경영 성과를 뒤돌아보고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1일 16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2년 동안 뚜렷한 실적을 냈다. 매출 순증과 더불어 실제 사업으로 일군 영업이익 규모는 준수했다. 덕분에 첫 분기 1조 영업이익 클럽이라는 이정표를 KT에게 안겼다. 다만 이런 성과는 김 대표가 당초 목표한 AI·IT 관련 성과보다 외부요인과 부동산 분양 이익의 지분이 더 컸다.주특기인 비용 관리에서도 명암이 뚜렷하다.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비핵심 자산 정리를 도모하며 올해 과거 대비 크게 낮아진 대손상각비로 손실도 줄고 재무건전성을 높였다. 반면 주요 영업비용인 판매촉진비 및 판매수수료(판촉비)는 절감 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 AI·IT 기여도는 낮아
김 대표는 부임 당시 둔화된 KT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KT는 본업인 통신만으로는 성장 고점이 명확해진 상태였다. 때문에 전임자인 구현모 전 대표 시절부터 외연을 확장해 정체된 실적을 끌어올리려 시도해왔다. 김 대표도 기존 통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신사업과 디지털 분야 수익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지표 상 김 대표의 KT 실적 성과는 나쁘지 않다. 그가 갓 부임한 2023년 KT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3763억원과 1조6498억원 규모였다. 김 대표 체제를 1년쯤 보낸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26조4312억원과 8095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절반 넘게 떨어졌지만 이는 인력재배치로 퇴직금 같은 일회성 인건비 1조원을 투입했던 탓이다.
대규모 일회성 인건비를 포함한 금액으로 영업이익을 다시 계산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8118억원 수준이다. 2023년 대비 9.82% 증가한 수준이다. 임직원 규모를 줄이는 과정에서 과도한 지출을 겪긴 했지만 김 대표 부임 이후 KT가 순수하게 사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과거 대비 많이 늘어난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김 대표와 KT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원 대비 170% 증가한 수치다. 올해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단일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기념비적 이정표도 세웠다. 국내 기업 중 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손가락에 꼽힌다. 김 대표의 고무적인 성과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을 파고 들어보면 실망스러운 부분도 존재한다. 김 대표는 AICT 컴퍼니 전환을 선언하며 클라우드 같은 AI·IT 관련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기준 KT의 AI·IT 관련 매출 비중은 전체 서비스 매출의 7~8% 수준이다.
해당 규모는 2023년 대비 1% 늘어나긴 했지만 김 대표가 KT의 목표로 제시한 2028년의 19%를 달성하기엔 턱 없이 모자라다. 영업이익에서도 KT클라우드가 지난해 2023년 대비 100억원 늘어난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AI·IT 관련 매출 규모가 작은 만큼 실제 영업이익 상 미친 영향도 크지 않다.
결국 김 대표가 올해 상반기와 2분기 동안 KT에서 낸 성과는 SKT 해킹 사고로 인한 가입자 이동 그리고 올해 1월 준공을 마친 광진구 롯데이스트폴에서 발생한 분양이익의 몫이 더 컸다. 2분기 발생한 롯데 이스트폴 관련 영업이익은 39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자회사 KT에스테이트에서 거둔 영업이익이다.
◇대손상각비 대폭 감소, 판촉비 도돌이표
비용관리 측면에서 봐도 명암이 존재한다. 김 대표는 LG그룹 시절부터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렸다. 과거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기도 했던 만큼 기업의 비효율 자산을 빠르게 정리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비용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중시해왔다. KT에서도 취임 직후부터 비핵심 사업을 가지치기하고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표적으로 대손상각비의 경우 김 대표 취임 이전인 2022년에는 1321억원이었다. 이는 사업정리 등을 속행한 2023년과 2024년 각각 1730억원, 1849억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재편을 얼추 마무리한 올해 상반기에는 5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손상각비는 부실채권처럼 회수 불가능한 자산을 손실처리하는 계정이다. 계상되는 대손상각비가 감소했다는 것은 현재 KT에 회수가능한 우량채권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년간의 조정을 거치긴 했지만 김 대표가 최종적으로는 KT의 손실률과 채무회수건전성을 개선시키는데 성공한 셈이다.
김 대표가 통신사의 주요 영업비용인 판촉비도 규모를 줄이긴 했으나 완전한 합격점을 주긴 어렵다. 해당 계정은 마케팅 비용으로 대리점 등에서 통신사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조금도 포함된다. 과도한 경쟁과 비효율적 집행으로 통신사 실적을 논할 시 절감 대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항목이다.
김 대표는 부임할 당시 2023년 KT의 판촉비는 2조3533억원이었다. 김 대표는 이를 지난해 2조2581억원까지 낮춰 1000억원을 절감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조1654억원의 판촉비가 KT에서 발생했다. 연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올해는 약 2조3300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원점회귀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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