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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300 포커스]HLB생명과학 반토막…불장 속 외면받은 코스닥 제조업[시가총액 하락]HLB생명과학 올 상반기 66% 감소…"실질적 성과 없으면 어려워"

이돈섭 기자공개 2025-09-22 08:18:48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처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5일 15: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강세장을 연출했지만 이 시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종목들도 적지 않았다. 올 상반기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기업 상당수는 화학 업종과 전자·전자 업종의 코스닥 상장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시장 전체 부진 속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기업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KRX300 지수 구성 종목 중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한 곳은 HLB생명과학이었다.

◇ HLB생명과학 주가 폭락…코스닥 시장 직격타

더벨 SR본부가 KRX300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0개 종목의 올 상반기 주가 수익률 일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시총이 가장 크게 감소한 종목은 코스닥 상장 바이오 업체인 HLB생명과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HLB생명과학의 주가는 올초 1만원 안팎에서 지난 6월 말 4900원대로 66.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연초 1조2225억원이었던 HLB생명과학 시총은 지난 6월 말 415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HLB생명과학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는 다양한 요소가 거론된다. HLB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 보완 요청을 받으면서 투자자 기대감이 꺾였고 지난 4월부터 추진한 모회사 HLB 합병이 무산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상반기 메디케어 의료기기 사업 매출 감소와 원가 부담으로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실제 사업 실적이 부진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모회사 HLB 주가는 4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정밀화학 업체 금양은 시총이 올초 1조2512억원에서 6333억원으로 49.4% 감소했다.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실적이 부진했고 사업자금 확보 차원에서 추진한 유상증자가 일부 주주 반발로 철회한 영향도 상당했다. 금양은 올 상반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외부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 면서 일시적으로 주식 매매가 중지되기도 했다.

전해액 생산 판매 기업 엔켐은 45.4% 감소했다.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 여파로 올 상반기 엔켐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19억원을 기록, 일각에서는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자제품 부품 제조업체 신성델타테크 주가는 45.2% 감소했다. 시장 전반의 불안정성과 실적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총 감소폭이 가장 큰 상위 5개 기업이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HLB생명과학, HLB, 엔켐, 신성델타테크)라는 점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4%가량 상승, 연초 대비 50% 안팎의 주가 하락은 이례적이다. 감소폭 상위 25개 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가 14개로 전체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상장사 주가 흐름은 코스피 상장사에 비해 그 변동성이 큰 편이다.


◇ 화학·전기·전자 업종 부진…'실질적 성과 없어' 지적

업종별로는 화학 업종과 전기· 전자 업종 주가 부진이 눈에 띄었다. KRX300 지수 중 올 상반기 시총 감소폭이 가장 큰 25개 기업 명 단에는 화학 업종 과 전기·전자 업종 이 각각 7개씩 포함됐다. 화학 업종의 경우 석유화학 수출 감소와 전기차 수요 감소 영향 등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했고 전기·전자 업종은 글 로벌 경기 둔화 영향에 수요 전체가 쪼그라든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화학업종의 경우 금양과 엔켐을 비롯해 덕산테코피아(-39.9%), 동원 시스템즈(-26.0%), 에코프로에이치엔(-25.0%), 브이티(-23.0%), 코스모신소재(-18.0%) 등이 있었다. 전기·전자 업종에는 신성델타테크와 WCP(-36.0%), 제룡전기(-26.9%), 서진시스템(-24.7%), 에코프로머티(-19.8%), 엘앤에프(-19.4%), LS머트리얼즈(-15.9%) 등이 포함된다. 해당 14개 기업 중 9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사였다.

제약 업종의 경우에도 HLB생명과학과 HLB, 바이오니아(-24.6%), 녹십자(-23.1%)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제약 업종 전반적인 부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ALB바이오와 펙트론, 파마리서치 등 여타 제약업종 기업의 경우 올 상반기 주가가 많게는 4배 적게는 3배 가까이 확대했다. 바이오니아의 경우 전직 임원의 배임 혐의와 일부 주주의 임원 연봉 문제 제기에 잡음을 빚기도 했다.

시총 감소폭 상위 25개 기업 중에는 보험사로는 유일하게 롯데손해보험이 이름을 올렸다. 롯데손보은 올 상반기 주가가 19.7% 하락했다. 보험업계 시장성 하락과 롯데손보 자체 수익성이 주가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손보의 올 상반기 말 킥스(K-ICS)비율은 129.5%로 당국 권고치 130%를 소폭 밑돌았다. 킥스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보험금 청구 지급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밖에 루닛(-35.9%)과 위메이드(-19.2%), TCC스틸(-37.6%), 삼아알미늄(-31.2%), 한세실업(-28.7%), HL만도(-18.1%) 등도 주가 하락 상위권에 랭크됐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상법 개정안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해 왔다"면서도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는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는 점이 올 상반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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