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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컬리가 네이버를 택한 이유

김혜중 기자공개 2025-10-06 07:54:29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2일 0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컬리가 외부 플랫폼에 첫발을 내디뎠다. ‘컬리N마트’라는 이름으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했다. 이번 시도는 단순히 판매처 확대의 목적만은 아니다. 창립 이후 자체 앱 중심 전략을 고수해 온 컬리가 네이버라는 초대형 플랫폼을 선택한 건 물류 효율 극대화와 고객 저변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양사의 협력은 상호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네이버는 장보기 서비스의 빈틈을 메울 파트너가 필요했고, 컬리는 트래픽과 마케팅 역량을 가진 외부 플랫폼이 절실했다. 다만 협업 과정엔 난관이 가득했다. 데이터 분석의 깊이를 중시하는 컬리와 큰 흐름 중심의 네이버, 반품 정책부터 CS 프로세스까지 운영 기준이 달랐다고 전해진다. 공통된 목표를 두고 수개월간의 조율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간 컬리는 평택·안산 등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세우며 수천억원을 투입해왔다. 물류센터 자동화와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앞세워 업계 선도적 인프라를 갖췄지만 ‘물동량 부족’이라는 한계는 늘 따라붙었다. 이번 제휴는 비효율의 문제를 단숨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방대한 판매자와 4000만 이용자가 컬리 물류의 새로운 고객이 되면서 가동률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협력 효과는 기대된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595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3PL 사업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 성장하는 등 물류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이번 네이버 제휴로 판매자 풀을 확보한 만큼 물류 매출 증가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사업적 관점에서 살펴볼 때 컬리N마트의 상품 구성은 기존 컬리몰과 달리 3~4인 가구 중심의 대용량 제품, 건강기능식품, 생활필수품을 강화했다. 동시에 컬리 특유의 신선식품 경쟁력과 큐레이션, 앱 경험을 옮겨와 소비자의 이질감을 줄였다. 단순히 기존 채널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 플랫폼별 고객 특성에 맞춘 ‘맞춤형 큐레이션 전략’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가 단순히 유통사와 포털의 협력에 그치지 않고 ‘물류-플랫폼 결합 모델’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컬리가 네이버와의 협력을 일회성 실험이 아닌 장기 성장의 토대로 증명해 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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