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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자사주 EB 발행 급증, 행동주의 운용사 '심기불편'"PBR 낮을수록 자사주 소각 효과 뚜렷…자본배치상 비효율적 결정"

이지은 기자공개 2025-10-23 14:17:4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7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앞두고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교환사채(EB) 발행이 늘어나자 운용사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메자닌 전문 운용사들은 신규 EB를 펀드에 담기 위해 줄을 서있는 반면 행동주의 전략을 전개하는 운용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자닌 전문 운용사들은 국내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강제되기 전, 자사주 EB의 신규 물량을 받고자 분주하다. 최근에는 메자닌 전문 운용사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PE)업계에서도 EB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9월 한 달간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EB를 발행한 기업은 총 38곳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란 설명이다. 3분기 중 교환사채 발행 결정 규모 또한 50건으로 약 1조4455억원 수준이다. 전년도(28건, 9863억원) 수준을 상회한다. 이에 따라 16일 금융감독원은 사모 교환사채 관련 발행 공시 강화에 나서는 등 제동을 걸었다.

출처 : 금융감독원

메자닌 전문 운용사들은 EB 물량을 받는 데 힘을 실어왔다. 통상 교환가액이 현 주가 대비 15~20%가량 할증돼 정해지는 만큼 주가 상승 시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우량한 기업들 또한 발행 시장에 나서면서 재무 구조와 펀더멘털 등을 감안해 투자 타깃을 고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거의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EB 발행에 나섰다고 할 정도로 자사주가 기초자산인 EB 발행 움직임이 상당했다"며 "한정된 재원으로 EB 발행 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을 감안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자사주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매입 및 소각해 주주가치를 올리는 데 활용돼야 하는데, 상법 개정 전 자사주 EB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자사주를 매입, 소각할 경우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행동주의 전략 펀드를 통해 투자한 기업들은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실제로 태광산업, 롯데렌탈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18배, 0.7배로 1배보다 낮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유통 주식수를 줄이면 PBR을 더욱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저평가된 상태에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가 큰 데도 EB 발행에 활용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들이 몇년에 걸쳐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하여금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하라고 제안을 했음에도 관련 결정을 미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곧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된다고 하니 발빠르게 EB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이는 자본 배치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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