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상품전략 리뉴얼]상품 공급 내재화 시도…5년만 종결②수직 계열화, 경쟁력 한계…PTR·트리니티운용 매각 수순
박상현 기자공개 2025-11-11 16:59:39
[편집자주]
SK증권이 올해 상품전략을 전면 개편했다. 과거 헤지펀드 운용사를 인수해 자체적인 상품 공급 역량을 키웠던 SK증권은 이제 시선을 외부로 돌렸다. 상품 전문가로서 검증된 헤지펀드를 선별, 판매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랩 어카운트(Wrap Account)로 한 발 더 내딛는다. 단순 판매사를 넘어 자산관리 명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더벨은 SK증권 상품전략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의 자산관리(WM) 전략에 있어 전문사모운용사를 인수해 상품 공급 역량을 내재화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해 리테일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판단이었다. 트리니티자산운용과 PTR자산운용을 인수하고 그 외 운용사의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에 올랐다.그러나 결과는 당초 기대와는 달랐다. 이들 운용사의 상품으로 큰 차별화를 이루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후 SK증권은 PTR운용과 트리니티운용의 지분을 차례로 매각했다.
◇전문사모 인수로 상품 경쟁력…고객 신뢰도 기대
SK증권은 2020년 WM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여느 증권사들도 위탁매매보다는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한 WM 사업을 강화하던 시기였다. 2017~2019년 SK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연결기준 283억원, 160억원, 42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WM 확대를 위해 SK증권은 전문사모운용사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SK증권만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WM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또 당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인한 증권사 리테일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던 시기였다. 독립계 증권사인 SK증권이 일종의 우군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수직계열화 전략은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유리했다는 평가다.
SK증권은 2020년 1월 트리니티자산운용의 지분 70%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6년 초 전문사모 라이선스를 취득한 트리니티운용은 IT 중소형주 운용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해 8월 설정한 대표 펀드 ‘트리니티 멀티스트레티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제1호’는 2020년 말까지의 누적 수익률이 200%에 달했다.
비슷한 시기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분 28.6%를 매입해 2대 주주에 등재했다.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은 중국 주식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운용사다. SK증권은 해외주식 상품을 공급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 현지 딜에 참여할 때 함께 할 수 있는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의 펀드를 비히클로 삼거나 혹은 SK증권이 주도한 딜에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이 일부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이 보유한 중국 현지 증권사들과의 네트워크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SK증권은 같은 해 신생 운용사 씨엘자산운용의 설립에 참여, 지분 19.6%를 확보했다. SK증권의 리서치 및 투자은행(IB) 사업을 이끌었던 임원급 인사가 이듬해 씨엘운용의 이사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더욱 밀접한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포부였다.
이후 SK증권은 PTR자산운용의 지분 70%를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취득했다. PTR운용은 기술평가(PTR) 지수에 기반한 중소형주 투자에 특화된 회사다. 지식재산(IP) 및 특허정보 분석 기업 위즈도메인이 2017년 PTR운용을 설립했다. 금융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시도였다.

◇수직계열화 전략 사실상 종결…트리니티·PTR운용 매각
결과적으로 볼 때 SK증권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한 모습이다. 헤지펀드 운용사를 내재화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려 했지만, 기대만큼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트리니티운용은 2020년 이후 설정한 펀드 대부분이 공모주 펀드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운용되는 펀드는 총 8건인데, 이 중 6건이 공모주 펀드로 관측된다. 당초 기대했던 중소형주 특화 운용사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2020년 3월 기준 트리니티운용의 운용규모는 약 1670억원이었는데 최근 724억원으로 줄었다. SK증권은 최근 트리니티운용 지분 70%를 수협은행에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PTR운용은 역시 성장세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SK증권에 인수될 2021년 당시 PTR운용의 일반사모집합투자기구 설정액규모(AUM)은 162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매각 시에는 1254억원 수준이었다. 최근 기준 AUM은 1056억원으로 집계된다. PTR지수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운용사 고유의 독창성은 있었으나 운용 성과 측면에서 톱티어 운용사들과의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은 현재 운용 중인 펀드 대부분이 공모주 펀드로 이뤄져 있다. ‘조인에셋 China 신품질 All-in-one 일반사모투자신탁’이 유일한 중국 관련 상품이다. 나머지 8건의 펀드는 모두 공모주 펀드다. 현재 AUM은 약 450억원으로 집계된다. 씨엘운용 역시 총 6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이중 5건이 공모주 펀드로 이뤄져 있다.
SK증권은 여전히 두 운용사의 지분은 보유하고 있다. 다만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의 경우 SK증권과 지분 인수 당시처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인에셋글로벌운용의 전체 펀드 중 SK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씨엘운용의 경우 SK증권이 전체 35%로 최대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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