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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의 조직력, 삼일 물량공세 눌렀다 삼정, 회계자문 분야 2연패..삼일은 또 다시 구조조정 소용돌이

김효혜 기자공개 2010-01-04 15:38:36

이 기사는 2010년 01월 04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계법인의 맞수 삼정KPMG와 삼일PwC의 싸움에서 삼정이 또 한 번 승리를 차지했다. 삼정의 조직력이 삼일의 물량공세를 격파한 것.

이로써 삼정은 M&A 회계자문 분야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반면 거듭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일PwC는 인력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더벨(thebell)이 집계한 2009년 M&A 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정은 기업인수(Acquisition) 부문에서 완료기준 16건, 발표기준 17건의 딜을 성사시켰다. 삼일은 완료기준 13건, 발표기준 11건의 회계자문을 수행해 2위를 차지했다. 단순 집계된 건수 만을 비교하면 삼정과 삼일의 차이가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삼정이 삼일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음을 알 수 있다.

삼정은 완료기준 16건의 딜 중에서 단 3건을 제외한 13건의 딜이 모두 2009년 딜리스트 기준 상위 100거래에 포함돼 있다. 또 절반에 달하는 7건의 딜이 50위권 내에 고루 포진된 모습이다. 특히 △OB맥주(1위) △중국 타임스(5위) △현대오일뱅크 BTX사업부(6위)와 같은 10위권 내 메가딜의 회계자문을 3건이나 수행하며 주요 랜드마크 딜을 독식했다.

반면 삼일은 대부분의 실적이 하위거래에 몰려있다. 완료기준 13건 중 △두산주류BG(7위) 단 한 건만이 10위권 내에 속하는 메가딜이다. 무려 10건이 50위권 밖에 위치하는데다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6건이 10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전체적인 실적이 주로 미들딜에 치중돼 있는 양상이다.

삼정이 건수는 물론, 딜의 내용 면에서도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을 확실히 제칠 수 있었던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삼정의 '강한 조직력'을 꼽는다.

삼정의 TS본부는 여타 대형 회계법인과 달리 순수하게 M&A 실사를 전담한다. 실사업무(Due Diligence)의 차별성과 퀄리티 유지를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다. 삼정 TS본부는 30여명의 직원이 DD만을 전문적으로 맡고 있다. 삼일에 비해 현저히 작은 규모지만 딜 별로 TS본부 전체가 일사분란히 움직이며 업무 집중도를 높인다.

삼일은 지난해 초 4개 본부(LoS) 2개 팀으로 나뉘어 있던 재무자문 그룹을 11개 직계 팀 체제 개편했다. 인력을 팀당 50여 명으로 세분하고 각각의 서비스 리더가 실적을 책임지는 형태다. 각 팀들이 파트너의 이름을 걸고 영업하는 소규모 부띠끄와 같은 시스템인 것. 때문에 팀 간의 내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특히 삼일은 M&A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만 500여명에 달한다. 중앙집권적 통제가 쉽지 않고 팀 간의 협업도 유연하지 못하다. 큰 덩치에 비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또 회계법인을 직접 고용하는 일부 사용자들은 삼일의 '절대 이익 추구형' 업무 스타일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일은 매수 측(Buy side) 자문에만 참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는 한 마디로 돈을 더 벌겠다는 뜻인데 다른 회계법인에 비해 너무 이익추구에만 몰두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삼일은 매각 측 보다는 매수 측 자문에 치중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정이 2009년 완료기준 16건의 딜 중 총 4건의 매각 측 회계자문을 수행한데 반해, 삼일은 11건의 딜 중 단 한 건만이 매각 측 실적이다.

어드바이저리를 책임지는 대표들로 인해 두 하우스의 실적이 엇갈린다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이근모 삼정KPMG 어드바이저리 대표는 개별 딜에 직접 가담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반면 삼일PwC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상태·류승우 부대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것.

계속된 부진에 삼일은 '구조조정'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삼일은 현재 실적이 부진한 각 파트너급에 자진 사표 제출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조직개편과 함께 한 차례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영진이 또 다시 칼을 빼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큰 덩치와 지나친 내부 경쟁, 그로 인해 이익추구에 매몰된 업무 스타일이 한계를 드러냈다"며 "삼일은 이제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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