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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그룹 VC 셈법..."누구 돈 넣을까"

  • '기업주도형(CVC)' vs '개인투자사' 고민…오너 3세 참여 여부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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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정우 기자  |  공개 2017-02-20 08: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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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17년 02월 16일 0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이 '재건 플랜'의 하나로 설립하는 벤처캐피탈이 과연 누구의 지갑에서 재원을 충당할지 주목된다. 계열사 현대투자네트워크는 벤처캐피탈로서 전면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만일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분을 안분해 설립 자본금을 출자한다면 현대투자네트워크는 전형적인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로 자리를 잡는다.

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설립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현대투자네트워크가 현대그룹의 계열 투자사가 아닌 현 회장 일가의 '개인 투자사'로 전환되는 것이다.

사실 삼성과 LG, CJ, 두산 등 국내 주요 그룹들도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면서 이런 고민을 거쳐왔다. 이들 CVC와 오너 투자사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토대로 전략적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CVC 모델' 펀드레이징에 압도적 유리

삼성그룹의 삼성벤처투자와 포스코그룹의 포스코기술투자가 CVC 구조로 벤처캐피탈을 세운 대표적인 사례다.

무엇보다 CVC는 펀드레이징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자금 사정이 넉넉한 그룹이라면 주요 계열사를 등에 업고 '펀딩' 고민없이 투자에 전념할 수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갹출해 만든 투자사인 만큼 이들이 직접 펀드에 출자하는 데 문제의 소지가 없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최대주주인 벤처캐피탈은 사실 계열사 자금을 출자받기가 부담스럽다. 어디까지나 개인 투자사이기 때문에 그룹 계열사의 자금이 흘러들어가면 자칫 이해 상충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벤처캐피탈이 삼성벤처투자처럼 모든 펀드를 계열사 자금으로 조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그룹사로서 계열사에서 펀딩을 지원받으려면 CVC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이 앞으로 벤처캐피탈로 변모시킬 계열사는 현대투자네트워크다. 현정은 회장과 장남 정영선씨가 각각 지분 40%씩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유엔아이가 나머지 지분(20%)을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일 현대투자네트워크가 그룹 계열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한다면 기존 주주인 현대유엔아이와 '캐시카우' 현대엘리베이터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만일 설립 자본금이 100억 원 안팎으로 확정된다면 현정은 회장과 정영선씨의 기존 지분은 의미없는 수준으로 희석된다.

◇'오너 일가' 투자사, 성장 수익 독식

대기업 그룹의 오너 일가가 투자사는 물론 개인 법인을 세우는 이유는 결국 주주로서 회사 성장에 따른 과실을 모두 갖기 위해서다.

LB인베스트먼트(LG그룹)와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CJ그룹), 네오플럭스(두산그룹) 등은 모두 그룹의 오너측에서 직간접적으로 모든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이다.

근래 들어 벤처캐피탈은 '창업'과 '벤처'에 대한 국가적 관심으로 자금 모집과 투자 회수 측면에서 호황을 누려왔다. 자금이 몰리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역량까지 갖춘다면 종합투자사로서 성장 여력이 상당하다. 잘만 키우면 효자 노릇하는 기업으로 커갈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현정은 회장이 직접 설립 자본금을 감당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은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오너 일가의 투자사로 가닥이 잡힌다면 '3세'들이 출자에 참여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정영선씨는 이미 현대투자네트워크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 희석을 막으려면 추가 자금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차녀 정영이씨가 주주로 깜짝 등장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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