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Home > Content > News > Articles (공개기사)
artical 딜이있는곳에벨이울립니다

페이지타이틀

  • LG디스플레이, 신의 한수 '中투자'…좌초시 도미노 타격

  • 8.5세대 투자비 최소 3.2조 증가…10.5·6세대 사업에도 지장

작성자

  • 이경주 기자  |  공개 2017-10-10 07:56:24
  • 프린트 빼기더하기

본문내용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9일 08: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LGD)가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을 때 전문가들은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부족한 자금 사정과 10.5세대 OLED를 당장 구현할 수 없는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보다 나은 선택지가 없을 정도였다.

반대로 완벽한 계획이 틀어지면 대안이 없다. 중국 투자가 틀어질 경우 동시 진행하고 있는 10.5세대와 6세대 투자도 연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수년 뒤 전체 OLED 사업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상범 부회장이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한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할 곳은 많고 돈은 부족…中 자본 유치 배경

올 7월 LGD는 국내 15조 원, 중국 5조 원 등 총 20조 원을 2020년까지 OLED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15조 원 중 10조 원은 6세대 중소형 증설 비용이었고 나머지 5조 원은 10.5세대다. 중국 광저우에도 8.5세대 공장(5조 원)을 짓기로 했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자 6세대와 8.5세대, 10.5세대 등 모든 사이즈에 대한 동시 다발적 투자를 결정했다. 예정했던 발표 시기(6월)를 한 달 가량 미루며 장고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LGD의 고민은 자금이다. 투자할 곳은 많은데 돈이 넉넉치 않았다. 20조 원 투자기한을 2020년까지라고 밝혔지만 양산목표는 2019년이었다. 결국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매년 7조 원 가량이 필요했다.

LG디스플레이 실적 전망

하지만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추정한 LGD 감가상각전 영업이익(에비타, EBITDA)은 같은 기간 17조5000억 원 수준으로 연간으로는 5조~6조 원에 머문다. 올 2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 1조5000억 원을 3년치 에비타와 더해도 투자비가 1조 원 가량 부족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타이트했다.

투자와 함께 단기 수익 회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LGD는 대형패널의 경우 10.5세대 OLED 투자에 올인할 계획이었지만 이미 양산력을 갖춘 8.5세대 OLED 투자를 병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해 낸 결론이 '중국'이다. 광저우 공장을 짓는데 드는 비용은 5조 원이지만 이중 LGD가 부담하는 금액은 1조8000억 원이다. 초기 출자금 2조6000억 원 중 30%를 중국 정부가 대주기로 했다. 나머지 2조4000억 원은 중국 현지은행 차입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투자비를 약 3조2000억 원 아낄 수 있었다. 이미 광저우에 LCD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인프라 구축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 저렴한 인건비와 관세(5%)도 절감 할 수 있어 이익 창출에도 용이했다.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공장으로 조성 중인 경기 파주 P10공장 공간을 아낄 수 있게 된 것도 중국 투자 배경이다. P10 주요 품목은 4~5년 후 미래를 책임질 10.5세대와 최대 고객사인 애플용 6세대 OLED다. 증권업계는 "중국 투자 결정은 투자비를 절감하면서 단기, 중장기 OLED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묘수"라고 평가했다.

◇ 中투자 좌초 시 10.5·6세대 연쇄 충격

중국 투자가 좌초되면 LGD는 자금 압박에 내몰리게 된다. 국내에 8.5세대를 짓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3조2000억 원 투자비절감 효과가 사라진다. 신규 부지와 인프라 조성이 필요할 경우 오히려 비용이 5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익창출 규모도 중국 대비 줄어든다.

이는 6세대 사업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6세대 투자는 고객사인 애플이 일부 비용을 분담키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애플이 향후 공급받게 될 패널에 대한 대금을 선지불하는 형식이다. 자금압박으로 애플 지원 규모가 늘어날 경우 LGD는 납품단가 협상에서 불리해 질 수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원은 "6세대 투자는 애플 등으로부터 받는 금액이 클수록 2019년 이후 패널가격 하락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10.5세대도 영향을 받는다. 8.5세대는 10.5세대가 상용화 될 때까지 공백을 메우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8.5세대 증설로 빠르게 증가하는 OLED TV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해 파이를 키워 놓아야 10.5세대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자금압박으로 8.5세대 투자가 축소돼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8.5세대 투자를 한국으로 돌리면 투자비 증가로 증설 규모를 축소 할 가능성이 있다"며 "OLED TV 시장 침투율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LGD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OLED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 받은 사업으로 이를 해외로 반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LGD는 중국 투자 발표 직후 산업부에 승인 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김 연구원은 "LGD 대형패널은 중국지방정부와 함께 TV세트업체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50.1% 수준의 투자비만 부담하고 미래 고객들도 확보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저조한 중국 내 OLED TV판매 확대를 위해서라도 중국 공장이 필요하고 10.5세대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투자 확대 및 고용창출을 기대하는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산업 측면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LGD는 국내투자도 많이 할 예정이니 정부에 고용창출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고 왜 중국을 택하게 됐는지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lis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