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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강등 위기' 롯데케미칼, 인수금 자체조달 총력 외부차입 최소화할 듯…비주력자산 처분·타이탄 IPO 등 조달 가능성 부각

이윤재 기자/ 민경문 기자공개 2015-11-04 09:55:00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3일 12: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과의 대형 인수합병(M&A)딜을 성사시킨 롯데케미칼은 과연 3조 원에 이르는 인수금을 어떻게 마련할까. 실적 개선이 꾸준한 만큼 일단 외부차입을 최소화하고 내부현금과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인수금을 충당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강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차입금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다만 조단위 현금 유출로 재무 안정성이 하락이 불가피해진 만큼 비주력자산 매각 또는 계열사 IPO 등을 통해 유동성 확충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과 삼성 계열사의 빅딜이 성사된 이후 한국기업평가는 곧바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검토)로 조정했다. 대규모 인수금 납부로 재무안정성이 현재 신인도를 훼손할 정도로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미 올해 초부터 '부정적' 꼬리표를 붙여왔다.

롯데케미칼 내부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도 바로 신용등급 하락이다. 결국 현 신용등급을 방어하는 선에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최대 관건인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자체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과 내부 유보금으로 인수자금을 충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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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평가 자료 참조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은 2조 8221억 원에 이른다. 저유가 기조와 에틸렌 공급 부족으로 EBITDA는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의 '빅딜'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 같은 영업력 개선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차입은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회사채는 지난달 30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데다 신용평가3사가 모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하고 있어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내년 9월까지 회사채 만기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현금이 일시에 소진될 경우 재무 안정성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실질적 무차입(9월 말 기준 순차입금 -2263억 원) 상태지만 내부 현금을 인수금에 충당하면 신용평가사들이 지목한 순차입금 관련 트리거 지표에 근접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OCF 지표가 1배 그리고 순차입금의존도 10% 초과시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적을 견인했던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의 가격 차이)의 축소 가능성도 부담이다. 올해 6월 에틸렌 평균단가는 1420달러였지만 지난 9월에는 77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달들어 정기보수가 잇따르면서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중동에서의 에틸렌 증설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된다. 인수대금 납입 시한인 내년에 실적이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비주력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충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35.2%)을 포함,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공동·관계 기업투자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속회사인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의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끌어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내부 유보금 활용을 기본적인 방향으로 하되 차입 등 외부조달도 고려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안은 실사가 끝난 이후에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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