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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용평가 첫단추부터 잘 채워야

황철 자본시장부장공개 2016-12-01 11:05:3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30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제표 분석은 신용평가의 출발점이다. 해석에 오류가 있으면 엉뚱한 결론에 이르고 행간을 잘못 읽으면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재무제표 분석 이전에 선행해야 할 새로운 출발점이 생겼다. 주 재무제표가 별도에서 연결로 바뀌면서 선택의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 기업신용평가의 기준 재무제표를 별도로 할지, 연결로 할지, 둘을 병용할 지를 우선 정해야 한다. 섣불리 선택했다간 숲을 보지 못하고, 전체를 보더라도 그 속에 숨은 위험요소를 가려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회계 투명성이 가장 낮다는 수주산업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특히 건설업처럼 시공·시행사가 엉켜 있고 PF 등 우발채무가 가려져 있는 산업이라면 개별 기업마다 선택지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신용평가사는 건설업 평가의 기준 재무제표를 여전히 별도에만 치중해 사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사 평정의 기준 재무제표를 연결로 결정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NICE신용평가가 그나마 몇몇 기업에 연결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별도재무제표를 사용한 예가 훨씬 많다.

타 수주산업이나 제조업의 경우 연결 기준을 순차적으로 늘리거나 별도를 병행해 분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웅진·동양·STX사태를 겪은 후 계열 리스크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연결재무제표의 필요성이 커진 것도 원인이었다.

그렇다고 특정 업종에 별도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연결재무제표가 별도에 비해 신용분석에 무조건 효율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단기상환부담이나 유동성 리스크를 판단할 때는 별도재무제표가 더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많다.

다만 그 업종이 대표적인 고위험 산업이자 연결재무제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수많은 잠재 리스크를 않고 있는 건설업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실제로 상당수 건설사는 시행사와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 시행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거나 지급보증 등으로 연결돼 있다. 산업 특성상 시공과 시행을 단절해 볼 수 없는 게 건설업이라는 건 여러 크레딧 이벤트를 통해 드러난 주지의 사실이다. 금융당국이 PF 우발채무를 의무 공개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신용평가에서 PF 문제는 정보공개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PF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시행사의 토지구입자금 등 언제든 현실화할 실질적 차입부담이 별도재무제표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건설사의 별도재무제표에서는 시행사 미분양 대금을 미수금이나 대여금으로 털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 역시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 한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PF를 자산유동화로 돌릴 경우 단일 재무제표만으로 분석하기가 더 어려워 진다.

결국 정보 투명성 이슈다. 이 또한 투자자 보호와 경제적 실질로 접근하면 해법이 의외로 쉽게 나온다. 관행에 앞서 개별 기업이나 산업 특성에 맞춰 별도와 연결 중 더 유용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연결·별도를 대차 비교하는 수고까지 감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신용평가의 신뢰도 제고는 거창하고 파격적인 평정 기조 변화보다 작은 관행 하나를 바꾸는 데서 시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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