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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전선, 구리값 올랐다는데 되레 '수익성 악화' 경쟁사 대비 기술력·재고관리 부진…대원 "납품단가 괴리 탓"

윤 동 기자공개 2017-08-18 08:03:13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선업계가 구리가격 상승으로 실적 호조를 기대하는 가운데 대원전선은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대원전선은 구리 가격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납품단가가 매출 원가 증가폭을 따라잡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요 전선업체들은 대원전선만큼 수익성이 악화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초고압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의 유무가 실적을 갈랐다. 대원전선은 영업이익률도 1% 수준에 그쳤고 연구개발비는 0.1%에도 못 미쳤다. 미래 수익성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대원전선은 상반기 매출액 261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2033억 원 대비 28.73%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7억 원 대비 25.6% 줄었다. 매출이 늘었으나 수익성은 악화된 것이다.

대원전선의 실적은 경쟁사들의 실적 호전과 극명하게 엇갈린다.

대한전선은 상반기 매출 7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6535억원 대비 16.33% 늘었다. 영업이익은 23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2억 원 대비 90.98% 늘었다. 대한전선은 지난 2015년 하반기 현재 대주주인 IMM PE에 피인수된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상장사인 LS전선은 매출액 1조7091억원에 영업이익 423억원을 기록했으며 일진전기는 매출액 3608억원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크기변환_주요 전선업체 매출액 영업이익

대원전선 측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구리 가격 상승을 꼽았다. 보통 전선의 주요 원자재인 구리(전기동)의 가격 인상은 보통 전선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대원전선은 반대의 영향을 받았다.

전선업체들은 대부분 납품계약을 맺을 때 구리 가격이 오르면 납품단가도 동반 인상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포함시킨다. 구리 가격이 올라 매출원가가 늘어나더라도 납품단가도 그에 맞춰 상승하기 때문에 일정한 비율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대원전선은 올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 인상이 영업이익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구리 가격이 너무 급격히 상승해 매출 원가가 대폭 늘었지만 납품단가는 단기간에 그만큼 늘어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전선의 도체로 사용되는 '동봉(銅棒, Cu-Rod)'의 Kg당 가격은 6903원으로 지난해 말 5907원 대비 1000원(16.86%) 가까이 급격히 인상됐다. 최근 2년 동안 반기 만에 구리 가격이 1000원 가까이 움직인 경우는 없었다. 급격히 인상된 구리 가격 때문에 대원전선의 매출원가는 지난해 상반기 192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525억 원으로 31.3% 늘었다.

대원전선 관계자는 "납품단가는 최신 구리 가격이 아니라 그보다 좀 전의 구리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며 "구리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경우에는 매출원가와 납품단가의 괴리가 발생하지 않지만 지금처럼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에는 차이가 벌어져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크기변환_구리 가격 변동 추이
출처: 대원전선

대원전선과 달리 경쟁 전선업체의 경우 수익성 축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 전선업계에서는 LS전선 등 주요 업체들은 구리 가격이 상승하기 이전 어느 정도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던 데다 원자재 구입 시 대량 구매가 가능해 매출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대원전선은 재고도 충분치 않았던 데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해 매출원가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기술력의 차이란 면이 설득력을 얻는다. 초고압선과 같이 기술력이 필요한 전선은 고부가가치로 공급업체가 가격 결정권을 갖는다. 대원전선은 초고압선과 같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대원전선은 주요 전선업체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회사 규모가 작아 매출원가를 제어하지 못해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원전선은 실적 악화 탓에 연구개발비도 더 줄였다. 대원전선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억 3400만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억 4200만 원 대비 3.31% 줄었다. 대원전선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0.09%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각각 197억 원과 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3%, 83.27% 늘었다.

크기변환_주요 전선업체 영업이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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