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매각 희망가, 시장 평가 '싸늘' 업계 1위 에스원 EV, 에비타 10배 이하… "3조 몸값 너무 높다"
정호창 기자공개 2017-10-31 08:11:4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7일 08: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칼라일(The Carlyle Group)이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 매각에 나선 가운데, 칼라일이 기대하는 거래가격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1위인 에스원의 기업가치(EV)에 비해 3조 원 이상으로 거론되는 ADT캡스의 몸값은 과한 수준이란 지적이다.칼라일은 2014년 5월 미국 타이코(Tyco)에 19억 3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ADT캡스 지분 100%를 손에 넣었다. 칼라일이 설립한 M&A용 특수목적법인(SPC)의 장부상 ADT캡스 지분 취득가는 2조 600억 원이다.
이는 당시 ADT캡스의 연간 조정 상각전 영업이익(Normalized EBITDA) 1700억 원의 1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현금성 자산 등 재무구조를 반영한 에비타 배수(EV/EBITDA)는 11배 수준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기업 타이코의 당시 기업가치 밸류에이션 11배가 ADT캡스 M&A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결과다.
칼라일이 현재 추진 중인 매각과 관련해 정확한 입장을 밝힌 바는 없으나, 관련 업계에선 이번에도 같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ADT캡스 몸값을 산정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2512억 원의 에비타를 기록한 ADT캡스 실적을 기준으로 삼으면 지분 100% 가치를 2조 8000억 원, 올해 예상 실적 2800억 원 기준으론 3조 원을 매각가 기준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칼라일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ADT캡스에 비해 2~3배 수준의 시장 점유율과 매출액을 보유한 업계 1위 에스원과 비교시 기업가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배경이다.
국내 보안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에스원은 지난해 1조 8301억 원의 매출과 20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금 창출력 지표인 에비타(EBITDA)는 3506억 원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선 ADT캡스의 시장 점유율을 30% 내외 수준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경영실적은 매출 6933억 원, 영업이익 1358억 원, 에비타 2512억 원이다. 에스원에 비해 매출은 3분의 1 수준, 영업이익은 66% 가량을 기록한 셈이다.
비상장기업인 ADT캡스와 달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3조 5000억 원 가량으로 에비타의 10배 수준이다. 순현금을 감안한 에비타 배수(EV/EBITDA)는 9.3배 정도에 그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칼라일의 ADT캡스 예상 거래 밸류에이션에 비해 2배 가량 낮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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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이 ADT캡스 매각가로 3조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가치를 올해 예상 에비타 2800억 원의 11배 정도로 산출한 셈인데 시장 지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에스원보다 높은 몸값이라 국내 시장에서 이를 지불할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다른 관계자도 "국내 대기업 중 3조 원 이상의 M&A를 추진할 수 있는 기업은 몇 곳 되지 않는다"며 "시장 1위인 코웨이도 원매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국내 M&A 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업계 2위인 ADT캡스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할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SK그룹 외에는 원매자로 꼽히는 전략적 투자자(SI)가 거의 없는 상태라 CVC캐피탈, 어피너티,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인수 후 재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칼라일 기대치에 맞는 높은 몸값을 제시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이번 딜의 흥행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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