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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 없는 CERCG 사태…"중국에 1645억 뜯긴 꼴" [중국 기업 ABCP 부실]채권단 "한화증권 외 접촉도 못해"...금융당국 소극적 자세 일관

민경문 기자공개 2018-07-16 14:21:01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3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부실 ABCP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해 증권사들이 소송까지 준비 중이지만 투자금 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CERCG와 연결 통로인 한화투자증권은 자산관리자로서 역할에 그치고 있고 금융당국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하 CERCG)의 ABCP 디폴트 사태는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현대차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KTB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은 김·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단체 행동에 나설 분위기다.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 등은 예약매매 논란과 관련해 현대차증권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일단 11월 만기 시점에 ABCP가 상환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CERCG 본사는 SPC나 다름없는 홍콩 자회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양상이다. 현지 자문사인 FTI컨설팅이나 법률대리인인 영국계 로펌 애셔스트(Ashurst) 등을 통해 자구계획안을 조만간 내놓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초 6월 말 자구계획안이 나온다고 들었지만 이는 다시 7월 중순 이후로 연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ERCG 측은 한화투자증권만을 창구로 연락을 취하다보니 채권단이 직접 항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ABCP 조기 상환을 위해 홍콩을 방문한 국내 금융기관 역시 한화투자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이 전부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주관사가 아닌 자산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ABCP에 대한 매입확약 의무가 없으니 금전적 피해도 없다. 시장 관계자는 "채권단이 손해배상 청구 등을 목적으로 한화증권에 소송을 건다해도 얻어낼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손실채권의 상당부분은 이미 상각 처리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ABCP가 발행된 지 3일만에 부도가 나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한국 금융회사 입장에선 중국에 1645억원의 채무를 통째로 떼인 꼴"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가 손실이 상당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데 따른 불만도 적지 않아 보인다.

23개 판매사를 통해 펀드와 신탁 형태로 팔려나간 ABCP 물량만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관 뿐만 아니라 피해 개인투자자들만 수백 명에 달한다. 일단 금융감독원은 KTB자산운용의 부문 검사에만 돌입했을 뿐 ABCP가 부실하게 구조화된 배경 등에 대해선 당사자끼리의 일이라며 소극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ABCP 부도를 삼성증권 배당금 오류 사태 등과 비교하면 금융감독원의 대응 방식의 차이는 분명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중국 ABCP 사태가 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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