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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 KCC, 범현대家 지분 내놓나 현대重 등 9000억 주식 보유, 모멘티브 인수자금 활용 가능성

박창현 기자공개 2018-09-14 10:39:21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 거래 성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체 거래 사이즈만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연합군 형태로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KCC는 8000억원 정도의 자금만 보태면 된다. 내부 현금이 풍족한 편이지만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수 천억 어치의 범현대가 기업 지분을 팔아 여유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KCC그룹과 원익그룹,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로 구성된 KCC컨소시엄은 조만간 미국 특수소재 업체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Momentive Performance Materials: 이하 모멘티브) 매각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KCC는 이번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간 KCC 실리콘 사업부는 헬스케어와 케미칼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왔다. 이번 거래를 통해 진입 장벽이 높은 건축, 전자·전기, 운송용 실리콘 판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에 국한돼있던 거래처도 북미, 유럽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번 M&A 거래 금액은 30억달러다. 하지만 14억달러는 모멘티브가 갚아야할 차입금으로 실제 KCC 컨소시엄이 지불해야 할 금액은 16억달러 규모다. 이중 KCC는 투자 지분 할당량에 따라 7억2000만달러, 원화 기준 8000억원을 책임지면 된다.

내부 자금은 풍족한 편이다. KCC는 올 6월 말 별도기준으로 총 492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금융상품 투자액까지 더할 경우, 여유 자금은 7300억원까지 늘어난다. 내부 현금을 동원하면 어렵지 않게 인수자금 마련이 가능하다.

다만 KCC가 보유 현금만으로 인수자금을 전량 충당할 가능성은 낮다. 제조업 특성상 사업 및 자금 안정성을 위해 일정 이상의 현금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수 조원에 달하는 '금융자산'을 유동화해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KCC는 9000억원에 달하는 범현대가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해당 자산은 대부분 상장된 경영권 외 지분들이다. 이 때문에 자금 유동화에 대한 제약이 적다.

kcc

KCC는 현재 12곳의 범현대가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고, 연관된 오너가만 6곳에 달한다. 시장가치가 가장 높는 자산은 현대중공업 지분으로, 최근 종가 기준으로 59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기업분할 절차에 나서면서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지분도 각각 6.42%, 4.15%씩 갖고 있다. 양사 지분 가치도 800억원에 육박한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도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정몽진 KCC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KCC는 정몽혁 회장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할 때, 백기사 역할을 맡았다. 정몽혁 회장은 현대종합상사그룹 지주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최대주주로 17.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다만 특수 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은 25%가 채 안됐다. 이 때 KCC가 12%의 지분을 유지, 든든한 지배력 안전판이 돼줬다. 보유 중인 현대종합상사그룹 주식 가치는 약 920억원이다.

KCC는 한라그룹의 핵심주주이기도 하다. 한라그룹 지주사인 한라홀딩스와 핵심 자회사 ㈜한라 지분을 각각 4%, 10.1%씩 갖고 있다. 특히 정몽원 회장과 한라홀딩스에 이어 ㈜한라 3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에도 수 백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이 오너십을 갖고 있는 현대미래로와 현대엠파트너스를 제외한 나머지 범현대가 계열사들은 모두 상장사다. 여기에 대부분 단순투자 목적의 경영권 외 지분들이다. 경영참여 목적 투자 타깃은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와 현대종합상사 뿐이다.

따라서 지분 유동화에 나서더라도 환급성과 오너십 측면에서 특별한 걸림돌이 없다. 모멘티브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범현대가 투자 지분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실제 KCC는 올해들어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분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팔아 확보한 현금만 3500억원이 넘었다. 투자 수익률은 25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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