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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는 계속된다…'숫자' 대신 '스토리'로 [NH증권 KPI 폐지]정영채式 IB 평가시스템, WM으로 이식…'콜 리포트' 전사적 활성화

서정은 기자공개 2019-01-18 14:24:01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7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PI가 폐지됐다고 직원 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다. 고객을 얼마만큼 유치했는지, 수익를 얼마 냈는지 결과(숫자) 대신 그 과정의 스토리가 평가 대상이 된다.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장기적인 시야로 바라보겠다는 뜻이다.

KPI 폐지는 조직 긴장도를 낮추는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숨겨놓은 발톱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통 IB에서의 성공적인 업적을 WM에도 제대로 적용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KPI 폐지는 일찌감치 예견된 수순이었다. 네트워크를 무기삼아 IB 사업을 키워왔던 정 대표의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WM 사업도 궤를 같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IB계의 대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철저한 고객 관리가 밑거름이 됐다"며 "WM 사업도 결국 고객을 기반으로 성장해야하는 만큼 '정영채식 평가 시스템'이 도입되는건 시간문제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취임 초기 기자간담회에서 '과정' 이라는 키워드를 처음 언급했다. 당시 그는 "과정 중심으로 평가 체계가 바뀌어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고객들을 여러번 만나 회사의 전략을 전달하는 일련의 행위를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상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이 계기가 됐다. 그는 WM사업을 이끌어왔던 기존 임원들을 교체하고 지역본부장 출신인 배경주 전무와 김경호 상무를 각각 자산관리전략 총괄과 WM사업부 대표로 선임했다. 고객과의 교류 과정을 평가 지표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을 직접 접했던 인물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재무적 지표보다 고객과의 교류 과정이 성과 지표로 활용되면서 NH투자증권의 WM 사업 문화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콜 리포트(call report)'로 대변되는 소통 강화가 이번 변화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콜 리포트는 정 대표가 IB 사업부 담당 임원을 맡기 시작했던 2005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콜 리포트에는 언제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고객들에게 어떤 제안을 했는지, 실질적인 고객으로 포섭할 수 있는지 등이 상세히 담기기 때문에 고객관리의 중요 자료로 활용됐다.

과거 그는 이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이 제도에 미온적이었던 직원 일부를 인사 조치한 적도 있다. 취임 후에도 그는 콜 리포트를 전사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을 정도로 상호간 소통 및 정보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WM부문 영업점 임직원들에 대한 평가방식도 다변화될 뿐 아니라 구성 항목도 투명하게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KPI를 대신해 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과정 가치'에 대해 영업점 내 전 직원이 상호간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대고객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도 소통을 확대해 과정 위주의 평가 체계의 공정성도 확보할 것"이라며 "고객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해 향후 영업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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