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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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重, 갈길 먼 정상화…대규모 사모 조달 [발행사분석]첫 사모채 1400억 발행…업황 회복 지연, 일감절벽에 수천억 손실

심희진 기자공개 2019-02-01 13:59:51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0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설립 후 처음 사모사채 시장을 찾았다. 3영업일 사이 조달한 규모도 1400억원에 달한다. A급 이상뿐 아니라 BBB급 기업들도 연초 특수를 등에 업고 공모채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조선업황 회복세가 여전히 더딘 가운데 지난해 일감절벽으로 수천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공모 조달에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5일, 29일 두 차례에 걸쳐 1100억원과 3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각각 4.5%, 4.3%로 책정됐다. 두 건 모두 2년 단일물로 구성됐고 DB금융투자가 인수 업무를 맡았다. 조달자금은 선박 기자재 구입, 건조계약 확보 등 영업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현대삼호중공업의 회사채 발행이력은 공모채가 전부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0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2000억원, 3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사모채 시장을 찾은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연초 특수를 발판 삼아 공모채 발행에 적극 나서는 모습과 대조된다. 특히 올해는 두산인프라코어, ㈜한진 등 BBB급 비우량 신용도를 지닌 기업들도 기초체력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공모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지지부진한 조선업황 회복세, 일감절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이 자금조달 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3조5332억원의 매출과 1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18년 4분기에도 뚜렷한 반등요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연간 적자가 확실한 상황이다.

최근 2~3년간 수주부진에 시달린 것이 발목을 잡았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60억~70억달러에 달했던 수주잔고는 업황 침체로 2015년 36억달러, 2016년 11억달러까지 감소했다. 조선업 특성상 건조계약이 실제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1~2년가량 소요된다는 점에서 2015~2016년 수주절벽이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환율하락, 강재가격 인상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회사채 등급이 없기 때문에 공모보다는 사모로 조달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라 판단했다"며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차환보단 영업활동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모채의 경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등을 거치지 않고도 소수 투자자만 있으면 발행이 가능하다. 공모 실패에 따른 평판 저하 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동종업체인 삼성중공업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차례에 걸쳐 사모채로만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업계에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신용도 측면에서도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초만 해도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은 AA급였다. 하지만 2017년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를 'BBB+,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프리IPO(기업공개)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어느정도 개선했으나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회복에는 실패했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

현재 현대삼호중공업의 신용등급은 소멸된 상태다. 하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용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7년 수주잔고가 28억달러로 반등했지만 예년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수익 증대가 요원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모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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