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안전주의 '옛말'…자본의 50% 육박 [증권사 우발부채 점검]작년 3분기 2조 넘어…고위험 고수익 신용공여형 중심 증가
이경주 기자공개 2019-02-12 07:55:56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7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보수적'이란 등식이 깨지고 있다. 3년 전 만해도 자기자본에서 우발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7%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우발부채 중에서도 고위험·고수익 구조의 신용공여형 채무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미래전략실 해체를 계기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각자도생하게 된 결과라고 평가했다.삼성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우발부채는 2조575억원이다. 지난해 말 1조4933억원에서 3분기만에 37.8%(5642억원) 늘어난 수치다. 재작년 말 우발부채 규모(1조4933억원)가 전년(2800억원)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것에 이어 2년 연속 폭증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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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에서 우발부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등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자기자본은 4조5960억원으로 우발부채(2조575억원) 비중은 44.8%가 됐다. 전년(2017년) 말 34.1% 대비 10.6%포인트 상승했다. 재작년(2016년) 말 7.4%와 비교하면 무려 37.4%포인트 상승이다. 우발부채 증가추세는 지난해 4분기까지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지난해 말 기준 우발부채 비중이 50~51% 수준으로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불과 2년만에 일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증권사 우발부채는 대다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연관이 있다. 건설업체가 부동산을 개발할 때 증권사가 신용공여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주고 수익을 내는 구조기 때문에 우발부채로 분류된다.
우발부채는 크게 유동성공여형, 미분양담보대출확약형, 신용공여형 등 3가지로 나뉜다. 유동성 공여형은 차환주기마다 유동성을 지원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다만 차주(시행사) 및 신용보강자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면책 조항(커버넌트)이 존재한다. 미분양담보대출확약형은 분양에 차질이 생길 경우 해당 건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할 의무가 발생하며, 대출 실행 시에는 담보권 행사 등으로 자금회수를 추진할 수 있다. 신용공여형은 상시적으로 유동성 지원을 해야 하는데다 신용위험 발생 가능성이 내제돼 있어 고위험 고수익 특성을 갖고 있다. 위험도로 따지면 '신용공여형>미분양담보대출확약형>유동성공여형' 순이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형(매입확약) 위주로 지난해 우발채무가 급증했다. 매입확약 규모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조3726억원으로 전년(2017년)말 6860억원에서 두 배(100.1%) 늘었다. 반면 유동성공여형(매입보장)은 같은 기간 5823억원에서 4873억원으로 16.3% 줄었고, 미분양담보대출확약형(한도대출)도 2150억원에서 1876억원에서 12.7% 감소했다. 이에 전체 우발채무에서 신용공여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재작년 말 45.9%에서 지난해 3분기말 66.7%로 20.8%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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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형 대표 거래는 에프엔위례제일차 건이다. 에프엔위례제일차는 산해건설이 부동산PF 조성을 위해 2017년 4월 설립한 SPC다. 삼성증권이 대출채권 2212억원을 보유한 위탁자로 있다. 산해건설은 2015년 10월 위례신도시 공동주택용지인 A3-4b블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했으며, 이에 대한 중도금 납부와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위해 SPC를 만들었다. SPC는 삼성증권 대출금(2212억원)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각 870억원 규모의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총 5차례에 걸쳐 발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이 위탁자로 신용공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ABSTB 신용등급은 A1으로 평정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삼성증권 우발채무 변화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발채무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여신성자산의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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