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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인스파이어리조트' 딜레마 [thebell note]

신민규 기자공개 2019-03-07 10:27:5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종도 인스파이어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착공이 지연될 우려가 커졌다. 사업계획상 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을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딜 초기부터 시공사로 거론됐던 현대건설이 열쇠를 쥐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올해 최대규모 PF딜의 성사를 위해 당사자간 입장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딜의 매력이 저하된 것은 국내 신용보강 주체였던 KCC가 빠진 영향이 컸다. 미국의 초대형 카지노업체인 '모히건 선'이 단독으로 주도하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의 반응을 끌기 어려워졌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국내기업의 신용보강이 절대적이다. 해외기업만으로는 내부적으로 투자심의 자체를 받기 어려워서다.

KCC가 빠진 이후 업계에선 시공사로 유력하게 거론된 현대건설에 거는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AA-의 신인도를 보유한 현대건설이 지급보증 형태로 나서준다면 조단위 PF조달도 수월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단순 도급계약에 의한 책임준공 확약 이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업참여 방식이 보증형태로 바뀌면 내부 심의절차부터 다른 경로를 밟아야 한다. 그만큼 사업 리스크에 대한 판단을 다시해야 하는 셈이다. 책임준공 확약마저도 향후 회계처리시 리스크를 많이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지노 사업은 섣불리 뛰어들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분양대금을 받아 수익을 실현하는 구조가 아닌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제와서 발을 빼기 아쉬운 면도 없지 않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업을 초기부터 주시해왔다. 사업현장에 현대건설 직원을 상주시켰고 사무소도 차렸다. 모히건 선과 해외 투자자들이 현대건설에 거는 기대감도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PF주관사단이 지급보증에 나설만한 다른 건설사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해외투자자를 설득할 수 없으면 1조5000억원의 사업비 조달도 힘들다. 공모지침서상 이번 사업의 외국인 투자금액은 5억달러 이상 이뤄져야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을 모두 만족시킬만한 금융구조를 짜내야 하는 셈이다.

주관사단과 현대건설, 모히건 선이 평행선을 달릴수록 딜 성사 가능성은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1조원 안팎의 자금을 책임질 PF업계 현실도 감안해야 하고 어렵게 자본금을 꺼낸 미국 모히건 선 입장도 배려할 필요가 있다.

지금껏 들인 공이 아깝긴 하지만 딜 성사를 위해 현대건설부터 냉정한 판단을 할 때가 됐다. 사업성에 확신이 없다면 대규모 도급계약을 놓치더라도 지금 접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보증형태의 참여가 어려운 이상 다른 신용보강 주체를 소개해 길을 터주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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