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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르노삼성]그룹 지배구조 지각변동, 더욱 좁아진 입지①느슨해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물 건너 간 '로그' 후속 모델

이광호 기자공개 2019-03-19 10:52:21

[편집자주]

르노삼성자동차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3년간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하며 자동차업계에서 보기 드문 모범적 노사관계를 자랑했지만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가 닛산에 힘이 실리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부산공장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닛산 일감에 의존해온 르노삼성의 공장 가동률이 반토막 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GM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르노삼성을 둘러싼 위기 상황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8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르노그룹 '카를로스 곤 체제'가 무너지면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커다란 변화가 감지된다. 이들은 새로운 회의체인 '얼라이언스 오퍼레이팅 보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의장은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그룹 회장이 맡기로 했다. 이는 강력한 권한을 가졌던 이전 체제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그동안 곤 전 회장의 배려로 닛산 물량을 배정받던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프랑스 르노그룹, 일본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는 공동 개발과 부품 조달 등을 진행하기 위해 새 체제를 선언했다. 지난 12일 3사 수장들은 일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3사 협력체인 얼라이언스 경영위원회 설립을 알렸다. 협의체는 세나르 르노그룹 회장과 티에리 볼로레 최고경영자(CEO),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차 사장,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차 회장으로 구성된다. 이들에 따르면 새 회의체는 주로 물류, 연구개발, 생산 분야 등의 협업 전략을 마련한다. 일종의 공동경영 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르노삼성 '우군' 카를로스 곤 체제 막 내려…닛산에 힘 실리는 얼라이언스

협의체 구성을 보면 르노 관계자가 2명으로 가장 많지만 의사 결정권은 프랑스와 일본이 50대 50으로 수평적인 구조다. 협의체가 구성되면 기존 이사회는 물론 네덜란드에 설립된 지주회사격인 '르노-닛산 BV(전략적경영회사)'와 '닛산-미쓰비시 BV'는 해체될 예정이다. 회의체 의장을 맡게 된 세나르 회장은 "나는 닛산의 회장이 되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닛산의) 거버넌스를 존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합 제휴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르노-닛산

현재 닛산의 최대주주는 르노다. 4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르노의 최대주주는 프랑스 정부다. 전체 지분의 15% 지분을 갖고 있다. 닛산은 르노 지분 15.01%를 소유하고 있으나 이사회 투표권은 없다. 닛산은 미쓰비시 최대주주다. 지분만 놓고 보면 르노의 지배력이 상당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최근 3사의 움직임과 세나르 회장의 발언은 르노그룹의 동맹 지배력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르노가 닛산을 지배하는 듯 보이지만 양사는 '철저히 동등한 관계'를 원칙으로 느슨한 형태의 제휴를 유지해왔다. 1999년, 르노는 경영난에 빠진 닛산의 지분 43.5%를 사들였다. 이어 2002년 닛산이 르노 지분 15%를 확보하면서 양사 모두 상대 회사의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두 회사는 각각 절반씩 출자한 '르노닛산BV'를 네덜란드에 설립했다. 사실상 지주회사로 이 회사 회장 겸 CEO가 곤이었다.

◇르노 먹여 살리는 닛산, 독립경영 가능성 수면 위로…르노삼성 수출 물량 '위태'

표면적으로는 동등한 관계였지만 실제로는 르노 측의 입김이 강했다. 그러나 닛산이 회복하고 르노가 부진에 빠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르노가 닛산의 덕을 보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르노는 순이익 51억 유로(약 6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절반이 닛산의 배당금으로 올린 이익이다. 2013년에는 순이익 전체가 닛산에서 발생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역시 르노 376만대, 닛산 581만대로 닛산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르노삼성

이런 가운데 르노의 자회사인 르노삼성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현재 르노삼성 최대주주는 르노그룹으로 지분 79.9%를 들고 있다. 2대주주는 19.9%를 보유 중인 삼성카드다. 경영권은 르노가 쥐고 있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르노-닛산 동맹의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든든한 우군이었던 곤 전 회장의 특별 배려로 부산공장에서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를 위탁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상 닛산과 미쓰비시의 독립 경영이 가능해진 상황이어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일본 닛산공장과 경쟁해야한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통해 로그를 위탁생산해 왔다. 오는 9월 계약이 종료된다.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서는 로그의 후속 차종을 배정받아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달부터 내년도 글로벌 생산물량 배분을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다. 글로벌 생산기지들이 신규 생산물량을 따내려면 르노삼성도 당장 본사 측에 사업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타결을 못 한 상태여서 제안을 하기가 힘든 상태다. 부산공장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로그 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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