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계열분리 재촉한 '중흥토건 자회사' 성장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시티건설 제외시 그룹 총자산 9조 수준…브레인시티 사업 법인 눈길
김경태 기자공개 2019-04-22 15:21:06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그룹은 탄생한 지 36년이 된 올해 3월 일대 변혁을 맞이했다. 변화는 후계 승계 구도와 맞물린 것으로, 창업주 정창선 회장의 차남 정원철 사장이 이끄는 시티건설이 계열 분리하면서 그룹에서 떨어져 나갔다. 시티건설은 7년 전부터 이미 독립적인 경영을 하고 있었지만, 중흥그룹이 올해 계열 분리에 나선 데는 자산 10조원 초과로 인해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중흥그룹의 자산은 지난해에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룹의 모태로 정 회장이 지배하는 중흥건설뿐 아니라, 그룹의 주력으로 부상한 장남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도 몸집이 크게 불어났다. 특히 중흥토건이 거느리고 있는 다수의 자회사가 빠른 속도로 커진 점이 계열 분리를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자산총계 9조원 수준, 중흥토건 자회사 몸집 급증
올해 3월 중흥그룹과 시티건설 계열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 분리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시티건설을 비롯한 27개 회사는 중흥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그룹과 시티건설 계열의 작년 말 자산총계는 10조원에 육박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포함될 뻔했다.
실제 현재까지 공시된 내용만 봐도 중흥그룹의 작년 자산총계는 2017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현재 중흥그룹 계열사들의 연결 감사보고서는 공시되지 않았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및 그 지분법적용투자회사, 중흥건설산업의 별도 재무제표는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중흥주택은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2017년 말과 동일한 4681억원으로 가정했는데, 자산총계를 단순 합산하면 8조9062억원이다. 전년 말보다 45.5% 급증한 수치로, 금액으로는 2조7857억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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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의 폭발적인 몸집 확대는 대부분 중흥토건 쪽에서 이뤄졌다. 중흥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정 회장과 정원주 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4곳의 회사가 있다. 이 중 그룹의 모태로 볼 수 있는 곳은 중흥건설인데, 정원주 사장으로의 승계를 위해 2013년경부터 중흥토건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흥토건의 작년 말 자산총계는 2조8853억원으로 계열사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했다. 전년보다 43.8% 늘면서 그룹 전체 자산총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흥토건의 자산총계는 중흥건설의 4배 이상에 달한다. 2017년 말에 비해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중흥토건의 작년 말 부채와 자본은 거의 같은 비율로 늘었다. 부채총계는 1조667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0.9% 확대했다. 이는 단기차입금이 1조410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단기차입금 중 85%가량이 특수관계자들로부터 빌린 돈이다.
중흥토건 역시 다른 건설사들처럼 작년에도 계열사 간 자금 거래와 채무보증을 활발히 했다. 대기업집단이 되면 상호출자금지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등의 규제를 적용받아야 했지만, 부담을 덜게 됐다.
자본총계는 이익잉여금의 증가로 48.1% 증가해 1조2181억원을 나타냈다. 중흥토건의 작년 자산총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4%로 전년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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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토건의 자체적인 몸집 증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흥토건의 자회사들이 급격히 커진 점이 중흥그룹 자산총계 급증의 가장 큰 이유다. 작년 말 기준 중흥토건이 보유한 지분법적용투자회사는 14곳이다. 14곳 자산총계 합계는 4조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0.7% 급증했다. 14 곳 중 중흥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모든 곳 증가했다.
중흥에스클래스, 중봉건설, 새솔건설, 청원개발 등의 자산 확대도 눈여겨볼만했지만, 특히 작년에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의 존재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해당 법인은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중흥흥그룹이 평택도시공사와 함께 만든 곳이다.
작년 자본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으면서 부채가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트렌치A 대주로는 △KB국민은행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신용협동조합중앙회 △NH투자증권 △광주은행이 참여했고 이자율은 모두 4.5%다. 트렌치B-1 대주는 자산유동화 특수목적법인 5곳, 우리종합금융이다. 이자율은 5.59%다. 트렌치B-2 대주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로 이자율은 5.5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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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안정적 수준, 향후에도 준대기업집단 유지 가능성 높아
작년에 급격한 몸집 증가가 이뤄진 가운데, 중흥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재무안정성 관리도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우선 주력법인인 중흥토건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136.9%로 전년 말보다 7.1%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 300%에 육박했지만, 그 후 3년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단기차입금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으로 인해 이익잉여금이 전년 말보다 4000억원가량 불어난 덕분이다.
중흥토건의 지분법적용투자회사 중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산총계가 3000억원 이상인 법인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자산총계 2000억원 이상 중에서는 세종이엔지가 유일하게 넘었다. 세종이엔지는 자산총계의 대부분인 2030억원이 부채다.
그룹의 모태인 중흥건설의 재무안정성도 눈길을 끌었다. 중흥건설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다.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를 나타내다가 2017년 말에 102.7%를 기록했었다. 작년에는 2017년의 절반 수준인 56.8%를 나타냈다. 중흥건설의 지분법적용투자회사도 안정적이다. 5곳의 부채와 자본을 모두 단순 합계해 나누면 부채비율은 73.4%로 집계된다.
한편 중흥그룹에서는 향후에도 대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보유 중인 자산 매각 등이 이어지고, 올해 예년보다 분양 물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올해에도 대기업집단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임대주택자산 등의 분양으로 자산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분양 목표의 경우 1만 가구로 잡기는 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절반 정도만 공급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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