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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와 22년 '동행' 최현만, 숨길수 없는 '존재감' [미래에셋을 움직이는 사람들]⑦그룹 급성장·통합법인 안정화 '주역'…"성실함의 대명사"

김수정 기자공개 2019-05-16 08:21:41

[편집자주]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로 출범한 미래에셋은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박현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의사결정 체제는 미래에셋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이 모든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박 회장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오랜 '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미래에셋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 창립멤버로 22년째 박현주 회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옛 미래에셋증권의 고속성장을 이끈 주역이자 통합 미래에셋대우를 안정적으로 다잡은 핵심 리더로서 그룹 내 곳곳에 손을 뻗치고 있다. 특유의 '꼼꼼함'과 '성실함'이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이 국내경영에서 손을 떼고 해외로 나가 있는 지금 최 부회장의 존재감과 무게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통합 3년 차 미래에셋대우의 질적·양적 성장, 그리고 또 한번의 도약이라는 숙제가 최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주어졌다.

◇ '성실의 화신'…22년간 보좌, 박현주 '성과주의' 최적화

최 부회장은 박 회장이 강조하는 책임경영과 성과주의에 최적화된 인물로 평가된다. 박 회장은 신임한 인물에게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 추궁을 분명히 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동원증권 시절부터 최 부회장을 신임했고 그 결과로 함께 사업을 하게 된 이후에도 줄곧 중책을 맡겨 왔다. 그 때마다 최 부회장은 성과로서 화답했다. 꼼꼼함 그리고 성실함이 가장 큰 무기라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벤처캐피탈과 미래에셋투자자문이 설립된 1997년부터 박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의 역사를 써왔다. 박 회장과 최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1989년이다. 1958년생인 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최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박 회장보다 1년 늦은 1989년 동원증권에 들어갔다.

둘은 동원증권 시절 잇달아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 회장은 입사한 지 4년만인 1991년 33세 나이에 중앙지점장이 되면서 최연소 지점장으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96년엔 강남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최연소 이사 기록을 썼다. 박 회장은 강남본부장이 된 해 최 부회장을 서초지점장으로 승진시켰다. 전국 최연소 지점장 자리는 최 부회장 차지가 됐다.

동원증권에서 시작된 인연은 미래에셋으로 이어졌다. 일찌감치 최 부회장의 영업능력을 눈여겨본 박 회장은 미래에셋을 창립하면서 최 부회장을 영입했다. 최 부회장은 창업 멤버인 일명 '8인회'의 핵심 멤버로서 경영과 영업을 도맡았다. 쟁쟁한 인물들로 구성된 8인회에서도 최 부회장은 영업 능력이 특출했다고 한다.

미래에셋에 합류한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와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 등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이 설립한 사이버증권사 E*미래에셋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미래에셋은 2000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최 부회장은 2007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2012년 수석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수석부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 '현장·소통 ·주인의식' 강조…손 대는 족족 최고 성과

최 부회장을 움직이는 철학은 '현장·소통 ·주인의식'으로 압축된다. 최 부회장의 경영은 언제나 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의 사무실은 비어 있는 시간이 많다. 그가 회사에 머무는 대신 고객과 직원을 찾아 다니며 직접 이야기하고 답을 찾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을 한 번이라도 만난 이들은 그를 붙임성 좋은 매력적인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만나는 사람과 그 상황에 대한 사전 준비가 철저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인의식 역시 최 부회장을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그는 직원들에게 항상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일례로 자신이 보유한 거액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나눠주고는 나머지를 우리사주로 귀속한 경우도 있다. 자신이 강조하는 철학을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전파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최 부회장은 회사차원의 사회공헌과 별개로 자신의 수입 일부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꾸준히 기부함으로써 '금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그룹 핵심 가치관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영업 전략은 모두 현장중심 경영과 소통, 주인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최 부회장의 역량은 초기 미래에셋증권의 고속 성장을 가능케 한 비결이다. 미래에셋증권 시절 최 부회장은 낮은 수수료로 시장에 어필하면서 뮤추얼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투자자문 등으로 금융상품을 다양화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설립 3년 만에 금융상품 판매잔고가 5조원에 육박했다. 당시 상품 판매액 증가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최 부회장의 영업력이 또 한 번 부각된 건 미래에셋생명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다. 그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얼마 안 돼 미래에셋생명 대표로 발령이 났다. 진척이 없던 IPO를 완수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최 부회장은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해외 주요국을 돌며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IPO 흥행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5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그의 리더십은 통합 법인에서도 어김없이 분출됐다.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한 2016년 최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으로 복귀해 이듬해 조웅기 대표와 함께 통합 미래에셋대우 대표로 취임했다. 통합 첫해인 2017년 미래에셋대우는 사상 최대 순이익 5049억원을 기록했다. 통합 직후 6조5955억원이던 자기자본은 연말 7조4068억원에 달했다. 증자와 이익잉여금 축적이 거듭되면서 자기자본은 작년 말 8조2352억원까지 불었다.

◇ 박 회장이 넘겨준 '공' 국내사업

올해 미래에셋그룹의 공식 신년사를 발표한 건 최 부회장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이벤트로 시장에 각인됐다. 미래에셋 신년사는 창립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박 회장이 챙겼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가 진행되던 와중에도 박 회장은 내부적으로 직접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박 회장은 국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작년 5월 미래에셋대우 회장에서 물러나 GISO(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로서 글로벌 사업 전략에 매진한다고 선언했다. 그가 최 부회장에게 신년사를 넘긴 건 국내 사업을 최 부회장에게 완전히 맡겼다는 메시지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최 부회장은 올해 유연한 조직 체계와 부문별 독자경영 체계 구축, 자산관리 점포 대형화 등을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말 시작된 공정위 조사에 발목을 잡혀 잠정 중단된 단기금융업 인가도 그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는 만큼 종합투자사업자(IMA) 지위를 획득하는 안도 검토할 만하다.

무엇보다 그가 어떻게 박 회장의 공백을 채우고 그룹 부회장단을 통솔하는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조직 효율화와 신사업 재개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를 줄이지 않으면서도 악화된 수익지표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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