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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상속 이견 조율 '광장' 나설듯…이명희 역할 주목 [한진家 상속재산분할]아직 수임 전, 비공식 자문만…재산 분배·경영권 분담 생각 달라 조율 필요

최은진 기자공개 2019-05-14 08:26:0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3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오너일가가 상속재산 분할을 두고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무법인 광장이 나서서 이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광장은 한진그룹 오너가(家) 사위가 설립한 로펌으로, 오랫동안 한진 일을 도맡아 처리했다. 한진가의 갑질 논란으로 변호인단과 한 때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늘 광장이 일을 맡았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최근 직접 광장을 찾아 변호인단을 만나는 행보를 보이는 것 역시 광장과 한진가의 돈독한 관계를 시사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명의로 보유한 지분 및 부동산 등에 대한 재산을 어떻게 분할할 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어떤 자산을 어떻게 나눌지 등에 대해 다소 의견 대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간 합의가 마무리 되지 않은만큼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할 로펌도 선임하지 않은 상태다. 한진가의 상속세 신고는 오는 10월까지로, 아직 수개월여 남았기 때문에 급하게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총수를 조원태 회장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보고 있는 데 따라 앞으로 상속 관련 협의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속재산에 대한 가족간 이견을 나타내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현숙씨의 남편 이태희 변호사가 세운 로펌이다. 한진그룹 관련 업무는 물론 집안 문제도 거의 도맡다시피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광장이 선임하면서 오너가와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사모투자펀드 KCGI와의 전면전에서 또 다시 광장이 일을 맡으면서 한진가 로펌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광장은 현재로선 한진가 상속건을 수임 하진 않은 상태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오너일가에 자문을 하고 관련 이슈를 팔로업 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 측은 오너일가 가족끼리 어느정도 협의를 마무리 짓는 일이 순서라고 보고있다. 어떤 자산을 누구에게 얼마나 나눠주고, 그룹 내에서는 각각 어떤 역할을 맡을 지 등에 대해 다소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원태 회장이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직에 올랐지만 여전히 오너일가 구성원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맡고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호텔을,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진에어를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룹 회장으로서 전체적인 경영권과 지분 등을 원하는 조원태 회장과 가족 구성원들간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이러한 상속 재산 분할 과정은 모친인 이명희 전 이사장을 중심으로 광장의 자문을 받아 조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명희 전 이사장이 직접 광장을 찾아 변호인단을 만나고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보아, 광장에 상당부분을 자문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불거진 가사도우미 사건 등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 변호사들을 자택으로 불러 상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행보다. 그룹의 명운이 달린 중차대한 일이니만큼 직접 발벗고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광장 관계자는 "한진가 상속재산은 아직 수임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을 준비하고 팔로업 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가족들끼리 협의과정을 충분히 진행한 후 수임하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속건에서 광장이 핵심 역할을 하더라도 한진가 구성원들은 개인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만큼 최대한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원태 회장이 회장직에 올라가고 총수로도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그룹 내 역할 분담과 지분 소유 문제 등은 상당히 치열하게 논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각자 개별적으로 따로 자문을 받는 등의 행보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 개인사를 처리하고 있는 로펌들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명희 전 이사장은 폭행 및 가사도우미 갑질 사건 등에 대해 법무법인 평산을 선임하고 재판을 진행 중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혼사건은 법무법인 세종이 대리하고 있다. 조현민 전 전무 역시 세종에 갑질 사건을 의뢰해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로펌 측은 한진가 상속건에 대해선 아직 수임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상속 관련 자문 역시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한진가가 상속재산 분할과 관련해서 일단은 가족과 합의를 진행하겠지만 조만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들에 유리한 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전반적인 조율은 광장이 맡더라도 오너가 개개인들이 따로 움직이며 다양한 로펌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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