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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노출 'K뷰티', 냉각된 투심 '해법 안보인다' [화장품기업 IPO 전후]중국 매출 편중, 경쟁력 상실…상장사, 공모가 방어 실패

전경진 기자공개 2019-05-20 07:25:00

[편집자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오랜 불황기를 지나 다시 기업공개(IPO)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중국 시장 중심, 저가 히트 상품 위주로 성장해온 'K뷰티'산업이 한계에 달했다는 진단이다. 화장품 산업 호황기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시장 투심은 냉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상장 화장품 기업의 한계점을 짚고 후발IPO 주자들의 증시 입성 가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6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화장품 제조사들의 기업공개(IPO) 맥이 끊겼다. 'K뷰티' 산업이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것이 역으로 발목을 잡았다. 2017년 국내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자 투심은 급속히 냉각됐다. 화장품 산업 호황기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반토막 수준을 맴돌면서 투자자 외면을 부추겼다.

최근 일부 화장품 기업들이 IPO 의지를 다시 내비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K뷰티 1세대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는 한 한국 화장품 제조사의 IPO 흥행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매출처 다각화 실패, 원브랜드-원아이템 의존성이 국내 K뷰티 1세대 기업의 한계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무역갈등이 일단락돼도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투심이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마저 제기된다. 이미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냉정한 평가다.

◇전문 화장품 기업 직상장 '0건'…본느, 투심 냉각 속 스팩합병 추진

2018년 공모주 시장에서는 전문 화장품 제조사가 사라졌다. 화장품으로 매출을 시현하는 기업의 상장 사례만 존재한다. 생활용품 제조기업 애경산업과 바이오기업 아이큐어가 대표적이다.

애경산업의 경우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화장품 매출 비중이 50.2%에 달한다. 하지만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 전문 기업으로 분류된다. 아이큐어는 화장품 매출 비중이 더 작다. 1분기 연결기준으로 보면 제약부문의 매출 비중이 62%에 달해 명실공히 바이오기업으로 분류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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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내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무역갈등이 빚어지면서 화장품 기업들의 IPO가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기업들 대다수가 중국 매출 비중이 과반을 넘었던 탓에 중국과의 외교 갈등으로 실적 악화는 불가피했다. 대규모 적자 속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스킨푸드나 중국 매장을 철수한 클리오 등이 대표적이 사례다.

공모 자신감이 떨어진 화장품 기업들은 스팩합병 상장으로 증시 입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 본느가 에이치엠씨아이비제3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을 통해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K뷰티 산업이 최고 호황을 맞았던 2016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화장품 기업들의 '몸값'이 크게 하락한 상태"라며 "매출 규모가 축소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공모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 1세대, 공모가 방어 실패…투심 냉각 심화

화장품 기업에 대한 투심 냉각은 K뷰티 호황기에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심화됐다. 가령 5월 15일 종가 기준 SD생명공학은 82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한지 2년이 더 지났지만 공모가(1만2000원)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상장사인 클리오의 경우 15일 2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6년 IPO 당시 부여 받은 공모가가 4만1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공모주 투자자들은 수익은 고사하고 투자 원금마저 반이나 잃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기업들마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심 회복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가령 코스닥 상장사인 아우딘퓨쳐스의 경우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8년 영업이익은 81억원, 당기순이익은 91억원을 각각 기론한 것이다.

하지만 아우딘퓨쳐스의 주가는 15일 1만1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7년 IPO 당시 공모가 2만6000원의 절반가격도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2017년 K뷰티 1세대의 역성장 속에 아우딘퓨쳐스 역시 이익 적자, 순이익 적자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한국 화장품 기업 경쟁력 약화, IPO 흥행 기대감 하락

시장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에서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투심 냉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서고, 중국향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일명 K뷰티 1세대 기업들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한 신규 IPO 기업들이 공모주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긴 어렵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소돼도 IPO 시장에서 각광을 받긴 어렵다는 비관론 마저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K뷰티 기업의 한계로 매출처 다각화 실패가 우선 거론한다. 대다수 화장품 기업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중국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국내 기업들이 주춤한 사이에 주요 매출처인 중국 시장을 현지 기업과 외국 기업들이 양분했다는 평가다.

또 다수의 신흥 화장품 기업들이 마스크팩 등 특정 상품과 하나의 브랜드에 의존해 사업을 영위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화장품 시장 내 트랜드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반짝 흥행'에 머물 수 있다는 평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 매출 덕분에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어느 정도 방어되고 있지만 최근 한화가 면세점 사업을 포기한 것처럼 중국 수요 기반 사업의 업황 전망은 여전히 나쁘다"며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경쟁력이 2016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공모주 투자자들이 성장성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IPO 흥행을 쉽게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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