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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만나 과감한 투자…달라진 할리스커피 [PE 포트폴리오 엿보기]직영점 확대 등 전략 주효

박시은 기자공개 2019-05-17 08:48:06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6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커피 브랜드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1998년 처음 문을 연 뒤 국내 커피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해왔지만 오랜기간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할리스커피가 사모펀드 운용사를 주인으로 맞아 최근 몇 년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IMM PE는 지난 2013년 할리스커피 운영사 할리스에프앤비의 지분 60%를 4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증자를 통해 37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 자금은 할리스커피의 직영점 확대와 인력채용, 인테리어 등 브랜드 가치제고에 쓰였다. 설립 10년이 지난 기업이었지만 IMM PE는 국내 시장에서 할리스커피가 가진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봤다. 자금력이 있는 사모펀드의 강점을 십분 활용, 인프라 투자를 아끼지 말자는 전략을 세웠다.

인수 직후 IMM PE가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직영점을 늘리는 것이었다. 과거 가맹점이 90% 이상이었던 할리스커피는 직영점을 빠르게 늘렸다. 인수 후 2년 정도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직영점 운영 노하우를 쌓으면서 지금은 모든 직영점이 흑자를 내는 구조가 됐다. 현재 할리스커피 전체 지점 중 20% 정도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4년엔 인터파크HM으로부터 디초콜릿커피사업부를 인수, 회사 덩치를 키웠다. 할리스커피 로고가 현재의 빨간 왕관 모양으로 바뀐 것도 이 시점이다. 집중적인 인테리어 재정비에도 들어갔는데, 직영점을 늘리는 동시에 종로와 강남역 등 주요 상권에 대한 소비 분석을 통해 전략적으로 공간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성공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이른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소비자) 유치를 위해 마련한 1인석 도입이다. 카공족이란 카페에서 장시간 공부나 작업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카페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10~30대 젊은층이 카페 주요 매출처라는 점에 주목, 이들을 위한 맞춤형 인테리어를 적극 도입한 사례다. 콘센트도 늘렸다. 지난해 오픈한 할리스커피 센터포인트점의 경우 매장 내 콘센트 좌석이 50%에 달하는 등 장시간 머무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반영해 공간을 구성했다.

이러한 시도는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IMM PE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는 할리스에프앤비의 그간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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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가 인수했던 2013년 685억원이었던 할리스커피 매출은 △2014년 803억원 △2015년 1085억원으로 매년 30%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3년 70억원 △2014년 55억원 △2015년 68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하거나 정체됐다. 이는 직영점 출점과 설비투자 등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비용도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긴 했지만 인수 후 3년 뒤인 2016년부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매출 성장세는 10%대로 떨어졌지만 2015년 68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2016년 127억원으로 1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로도 △2017년 153억원 △2018년 163억원 규모로 안정적인 영업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인수 직전까진 순차입 규모가 60~70억원 정도 됐지만 2013년 이후부턴 현금성자산이 늘면서 무차입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IMM PE 출신 김유진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IMM PE가 할리스커피를 인수할 당시 핵심 운용역으로 실무를 담당했던 그는 2017년 2월 할리스커피로 자리를 옮겨 대표로 직접 경영하고 있다. 4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커피시장에서 할리스커피는 어느새 업계 4위로 안착했다. 그럼에도 IMM PE와 김유진 대표 모두 아직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 역시 15% 수준의 연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할리스커피는 카페의 본질인 커피 맛에 집중하고 있다. IMM PE가 인수하기 전인 2009년 할리스커피는 이미 자체 로스팅센터를 구축했다. 2011년에는 기흥에 로스팅 공장을 이전하면서 연간 1000톤 이상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작년 말에는 경기도 파주에 2600평 규모 로스팅 센터를 새로 준공했다. 기흥 센터보다 규모 면에서 3배 더 큰 곳으로, 연간 1700톤의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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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할리스커피 강남역점 1인 좌석, (우)할리스 커피클럽 센터포인트점 콘센트 좌석.

한층 고급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도 준비 중이다. 할리스커피는 2016년 '할리스커피클럽'이라는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을 처음 선보였는데, 현재 강남역점과 선릉역점 등 10개점까지 지점을 확대했다. 원산지와 추출법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올해에도 주요 핵심상권 내에서 지점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오래될 수록 빵이나 케이크 등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최근엔 베이커리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기길 원하는 '혼밥족'을 겨냥해 카페식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할리스커피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페식들은 가격이 타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어서 10~20대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김유진 할리스커피 대표는 "작년까지는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기본기를 갖추고 우리만의 특성을 찾아가는 데 보다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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