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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신안산선 PF 입찰 포기한 까닭은 농협생명 컨소시엄 제친 '포스코건설' 주도사업 '의식'

손현지 기자공개 2019-05-20 09:28: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올해 총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신안산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주관사 입찰에 나서지 않아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재무적투자자(FI)로서 도전장을 내밀었던 계열사가 속한 NH농협생명-KB증권 컨소시엄이 사업주도권 쟁취에 실패했던 점이 농협은행의 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7일 "과거 계열사인 농협생명이 건설투자자(CI)인 포스코건설에 밀려 사업주도권을 얻지 못했다"며 "농협은행으로서는 농협생명과 관계가 껄끄러웠던 포스코건설 주도 사업이니 만큼 참여여부에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PF 비딩(경매) 입찰을 포기했다. 경쟁사 중 신한은행은 미래에셋대우와 짝을 이뤄 컨소시엄 형태로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한국투자증권, 교보생명,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기업은행은 다비치하나인프라펀드자산운용 투자펀드를 활용해 도전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은 총 사업비 4조원에 달하는 민간투자사업 PF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사업주관사인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가칭 넥스트레인)은 올해 1월 NH농협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교보생명, KB국민은행 등 9개 금융사에 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농협은행도 처음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제안요청서(RFP)를 받고 지난 3월 말까지 출자자로 나서는 방안을 고려했다. 금융주관사 비딩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컨소시엄 파트너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사업자가 사업비의 절반(2조원)을 부담하는 큰 규모의 인프라PF인 만큼 상징성도 있었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제안서 제출기간(지난달 8일) 전에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관계사인 농협생명이 신안산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시 사전적격심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가 모집공고를 낸 신안산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경합에 재무적투자자(FI)로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KB증권과 컨소시엄을 형성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1단계(PQ)평가에서 탈락해버리는 바람에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2단계(기술·가격 평가) 사업계획에 대한 심사를 받기도 전에 자격이 박탈당한 셈이다.

당시 농협생명 컨소시엄의 탈락 사유는 다름아닌 부적격 서류 제출이었다.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연구원(KOTI)의 설명에 따르면 농협생명이 발급한 인감증명서와 주주현황 관련 서류가 민간투자사업 시설사업기본계획 고시일인 2017년 12월 12일 이전에 발급된 것이라서 실효성이 없었다.

농협생명 컨소시엄은 국토부에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소용없었다. 국토부는 재고시를 통해 단독 입찰한 포스코컨소시엄의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컨소시엄에는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롯데건설, 대보건설, 제일엔지니어링, 도화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했다. 농협생명 컨소시엄의 불복으로 결국 법적공방까지 이어졌지만 법원은 결국 농협생명이 제기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처분 취소요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트루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시공참여확약서 양식이 부적격하다는 이유로 우협 자격이 취소됐다"며 "당초 포스코건설을 위한 사업이라는 루머도 많았는데 농협은행으로서는 계열사인 농협생명이 고배를 마셨던 사업에 섣불리 참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산선PF는 위험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으로 진행한다. 사업비 4조원의 절반(2조원)은 민자재원으로 조달하기로 결정됐다. 나머지 2조원은 재정지원금(건설보조금)을 통해 조달된다. 신안산선은 전체 노선길이는 44.6km, 철도 구간은 안산·시흥지역과 여의도까지로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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