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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순 상무, '약사'에서 '바이오 투자' 마스터로 [한투파를 움직이는 사람들]③입사 후 누적 투자 3000억, 운용펀드 4950억 '큰손'

박창현 기자공개 2019-05-29 08:06:59

[편집자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벤처캐피털(VC)로 성장했다. 척박한 투자 환경 속에서 금융지주와 협업, 탄탄한 소싱 파이프라인 확보,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 구축 등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왔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맨파워를 기반으로 글로벌 VC로 진화도 꿰하고 있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한투파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8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전공 출신 심사역이 흔치 않던 2000년 대 초반 황만순 상무는 안정적인 '약사 가운'을 내던지고 벤처캐피탈 (VC) 업계에 입문했다. 황 상무가 VC를 처음 접한 것은 해외 인터넷을 통해서다. 고령의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활발하게 투자 활동을 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나이가 먹을수록 네트워크가 쌓이고 몸값이 더 높아지는 직업, 불안감은 도전의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약대 졸업 후 VC 입문, 누적 투자금 3000억 훈장

가족과 지도 교수 등 주변 지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2001년 한국바이오기술투자에 입사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술성 평가 없던 시절, 적자 투성이인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모험에 가까웠다. 적자 회사는 기업공개가 불가능한 탓에 자금 회수 리스크가 항상 발목을 잡았다.

황만순
그 때마다 황 상무는 '뚝심' 하나로 성장성 높은 벤처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 트렉레코드를 쌓아나갔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으면서 2009년 국내 대표 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로 스카웃됐다. 최고와 최고의 만남은 곧바로 시너지를 냈다. 황 상무의 탁월한 바이오 기업 소싱-밸류에이션 능력과 한투파의 자본력이 결합되면서 윈윈 효과가 나타났다.

대표 투자 건으로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10억 투자, 25억 회수)와 △바이오로메드(100억 투자, 408억 회수) △휴메딕스(40억 투자, 147억 회수) △아이진(45억 투자, 162억 회수) △아스타(30억 투자, 97억 회수), 바이오솔루션(30억 투자, 97억원 회수) 등이 있다.

점차 단순 투자를 넘어 연계와 공동 투자가 동반된 독특한 구조화 투자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분자진단업체 '진매트릭스'와 신약 연구개발 기업 'ABL바이오'가 대표적이다. 황 상무는 먼저 진매트릭스 투자를 진행했다가 영국 신약 개발업체 '백시텍(Vaccitech)'도 유사한 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착안, 공동 투자 구조를 만들어냈다. 진매트릭스와 백시텍은 현재 신약개발과 파이프라인 강화 전략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ABL바이오의 경우 초기 바이오 벤처 세팅부터 시작해 단기간 내 상장까지 이뤄낸 투자건이었다. 한투파와 황 상무는 2016년 당시 한화케미칼에서 근무하고 있던 현 경영진들의 스핀오프를 도와 창업을 지원했다. 이후 400억원 밸류에이션으로 첫 투자에 나섰고 총 110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후 3년만에 ABL바이오가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으로 성장하면서 투자 과실을 향유하고 있다.

◇총 3개 펀드 4950억원 운용…해외 등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중점

황 상무는 한투파는 물론 국내 바이오 벤처 투자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성장했다. 1800개가 넘는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게 그 증거다. 개인 누적 투자금액도 3000억원을 웃돈다.

인정을 받은 만큼 권한과 책임도 커지고 있다. 현재 황 상무가 대표 펀드 매니저를 맡고 있는 펀드는 '한국투자그로스캐피탈펀드 제17호(750억원)'와 '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1350억원)', '한국투자 RE-UP 펀드(2850억원)' 등 총 3개, 운용 규모는 5000억원에 육박한다.

황 상무는 고수익 창출과 투자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해외 바이오 업체 발굴과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특히 앞장설 계획이다. 이미 그 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의미있는 투자건을 성사시키고 있다. 호주 헬스케어 스마트기기 기업 '글로벌 키네틱스(Global Kinetics)'는 과거 투자 파트너였던 호주 현지 VC의 추천 덕분에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또 벨기에 바이오기업 '프로메세라(Promethera)' 투자를 통해 기존 투자 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관계사 포함 5회 투자)'와 협력 구도를 공고히 다졌다. 또 국내 제약사와 함께 영국 바이오 기업 '셀레론(Celleron Therapeutics)'에 공동 투자해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신약 권리 확보를 지원하기도 했다. 향후 풍부한 실탄을 활용해 이 같은 성공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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