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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늪빠진 화진화장품, FI 유치로 숨통 트일까 사전적 구조조정 성격…비핵심사업 정리 관건

진현우 기자/ 한희연 기자공개 2019-06-03 07:32: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진화장품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에버베스트파트너스(이하 에버베스트)와 유진자산운용을 재무적투자자(FI)로 유치한 가운데, 수년째 이어온 실적 부진을 딛고 재무구조 개선의 초석을 다져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버베스트와 유진자산운용은 화진화장품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약 100억원을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금액은 두 하우스가 코지피(CO-GP)로 조성한 재기지원펀드를 통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딜은 회사가 처한 재무 현황을 살펴볼 때, 사전적 구조조정 성격이 짙은 거래로 평가된다.

화진화장품은 2013년부터 6년째 영업부진으로 손실을 내고 있다. 적자가 계속 누적된 탓에 2015년엔 감사업무를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 모회사인 화진바이오코스메틱도 화진화장품으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 514억원을 회수하지 못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해 재무 부담이 전이되고 있는 형국이다.

화진화장품은 FI로부터 유치한 신규 자금을 부족했던 운전자본으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사용처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성장성이 부족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축소 내지 폐쇄하는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안마의자와 가발, 보정속옷 등 부진한 포트폴리오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982년 문을 연 화진화장품은 외환위기 당시 급격한 재무구조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부도 처리됐다. 2002년 재기에 성공한 화진화장품은 이듬해 매출액 408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을 엿볼 수 있는 EBITDA도 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침이 있었지만 2012년 매출액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사세를 확장했다.

다만 이듬해부터 매출액이 조금씩 감소하더니 적자 전환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손실이 적게는 57억원, 많게는 228억원에 달했다. 결국 회사는 전액 자본잠식에 빠졌고 2018년 말 기준 미처리결손금만 285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진화장품은 창업주였던 강현송 대표가 2017년 별세하면서 장녀인 강정희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운영 중이다.

강정희 대표는 지난 2000년 회사에 입사한 뒤 구매부터 제품 개발, 해외영업 총괄까지 회사 업무에 참여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온 인물이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2017년엔 홍천공장에서 자사 제품만을 생산·판매했으나, 수익다변화 명목으로 OEM·ODM 사업에도 진출했다. 다만 방문판매원에 의존하는 현재의 화장품 사업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에버베스트와 유진자산운용은 4년 전 성장사다리펀드로부터 350억원을 출자받아 1400억원 규모의 재기지원펀드를 만들었다. 펀드는 주로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기업을 포함해 경영 정상화 자금이 시급한 한계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둔다. 대부분 부실채권(NPL)과 DIP(Debt in Possession Financing) 파이낸싱을 중점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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