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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엔티, 최대주주 자산 12억뿐…몸통은 투자조합? [오너십 시프트]⑤5월 경영진 선임, '자본금 5000만원' FI 의존 구조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05 07:40:5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4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메라 모듈 제조기업 '에이치엔티'가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았다. '한국전자'가 그 주인공이다. 다만 한국전자의 자산 규모가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결국 이번 인수합병(M&A)의 몸통은 전주(錢主) 역할을 맡고 있는 '투자조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욱이 한국전자가 에이치엔티 경영권 인수 직전 경영진을 교체하고 M&A 중개업 등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는 점에서 거래 성사를 위한 중간 다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에이치엔티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양수도 거래가 종결됐다고 밝혔다. 당초 기존 최대주주였던 코아시아 측은 에이치엔티 경영권 지분 32.02%(443만7740주)를 '에이치엔티엠엔에이펀드'에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인수 주체가 구체화되면서 양수인도 변경됐다.

새롭게 인수 주체로 부상한 기업은 전자제품 제조업체 '한국전자'다. 한국전자는 매매 대상 주식 가운데 300만주(21.64%)를 혼자 떠안으면서 에이치엔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나머지 지분은 에이치엔티자율주행펀드 1,2호가 각각 71만8870주(5.19%)씩을 나눠 가져갔다. 한국전자가 지분 취득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만 180억원에 달한다.

다만 한국전자의 외형과 재무구조 등을 감안할 때 핵심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니라 사실상 M&A를 위해 급조된 페이퍼컴퍼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자는 최근 사업연도(2018년) 기준으로 자산 총액이 12억9800만원에 불과하다. 자본금 또한 5000만원이 전부다. 작년 매출은 44억원, 당기순이익은 6900만원 수준이다. 180억원의 인수자금을 스스로 조달하기에는 기초 체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전자

여기에 에이치엔티 M&A를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전자 최대주주는 강성덕 대표이사로 총 3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달 중순 한국전자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함께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이현준 이사도 같은 시기에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경영진이 구성된지 채 한 달이 안된 셈이다.

신규 경영진 세팅과 동시에 사업 목적도 대거 추가했다. 대부분 본업과 무관한 사업이었다. 광물자원 개발업과 부동산 임대업, 부동산 개발업, 의료용품 제조업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투자와 인수, 합병, 중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점 역시 눈길을 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에이치엔티 M&A의 몸통은 전면에 드러난 한국전자가 아니라 그 뒤에서 돈을 움직이고 있는 투자조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투자조합 측은 총 300억원의 실탄을 에이치엔티에 쏠 예정이다. 먼저 에이치엔티밸류펀드 1호와 에이치엔티밸류펀드2호가 각각 100억원 씩 총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에 나선다. 또 에이치엔티오퍼튜니펀드2호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1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투자조합 측은 해당 자금을 신규 M&A에 투입할 계획이다. 에이치엔티는 경영권 변경 직후 주주총회를 열고 자율주행 관련 사업 14개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경영진도 IT·산업공학 전문가들로 완전히 물갈이했다. 단순히 에이치엔티 경영권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가치 제고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M&A 몸통인 투자조합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투자조합 대표가 이재성 씨와 전현종 씨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심지어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도 미공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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