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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을 움직이는 사람들]M&A 그룹 중심 3세대…스타플레이어의 탄생③대형 딜 주도·후배 양성 등 핵심 역할 수행

김혜란 기자공개 2019-06-07 09:42:43

[편집자주]

1973년 설립된 김·장 법률사무소는 명실상부 국내 1위 로펌이다. 미국 로펌의 한국식 모델을 국내 처음 도입한 김영무 대표 변호사는 초기부터 기업 자문 부문에 주력했다. 이후 김앤장의 기업 자문 그룹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진화를 거듭했다. '1세대' 창업자 그룹과 1970~1980년대 외자 유치에 공을 세운 2세대가 초창기 김앤장의 기반을 닦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M&A팀의 중심인 3세대, 그 뒤를 잇는 4세대까지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5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의 역사가 곧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의 역사다." 김앤장 M&A 전문 변호사들은 '김앤장맨'으로서의 자긍심을 숨기지 않는다. 국내에서 처음 M&A가 이뤄졌던 초창기에서부터 지금까지 한국 M&A 시장을 이끌어온 핵심 플레이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김앤장은 역사적 M&A마다 자문역을 맡아 거래를 성사시킨 한국 M&A 시장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M&A 시장은 1970~1990년 태동기를 거쳐 1990년대 후반부터 성장기에 진입했는데, 김앤장은 초기부터 기업 자문 분야에 주력했고 이후 국내 굵직굵직한 M&A거래의 자문을 휩쓸며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현재까지도 수년간 더벨 리그테이블 M&A 자문 분야 1위를 공고하게 지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경윤·김진오·박종현·권윤구…김앤장의 탄탄한 허리 '3세대'

체계적인 조직화는 김앤장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다. 고참 변호사들을 필두로 베테랑 시니어 변호사들과 어쏘시에이트 주니어 변호사들은 피라미드 형태의 상당히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사법연수원 기수 24기에서 30기까지의 인물들은 김앤장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

사실 1990년대 이전까지 이렇다 할 M&A는 없었다. 국내 시장에서 M&A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활발해졌다. 이때부터야 비로소 M&A 자문이 변호사들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가 된 셈이다. 김앤장 내부에서 1세대는 창업자 그룹, 2세대는 1990년대 이전 외자 유치에 공을 세운 세대로 나뉜다면, M&A 큰 장이 섰던 1990년대 후반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M&A 업무를 하나하나 착실히 배워나갔던 인물들이 바로 3세대다.

3세대는 주니어 때부터 IMF 외환위기 이후 밀려드는 M&A 업무를 처리하며 전문성을 쌓아나갔고, 오늘날 김앤장 M&A그룹을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는 데 공을 세운 인물들이다.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 초반 김앤장에 합류했고, 주로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변호사들이다. 현재 김앤장이 내세우는 M&A그룹을 대표하는 '얼굴'이기도 하다.

3세대
(왼쪽부터 순서대로) 정재훈, 이경윤, 안보용, 김진오 변호사 (출처:김앤장 홈페이지)

1997년 김앤장에 합류한 정재훈(26기) 변호사와 해군 법무관을 마치고 이듬해 들어온 이경윤(24기), 안보용(25기)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2000년을 전후해 합류한 김진오(26기), 박종현(27기), 권형수(29기) 변호사도 현재 김앤장 M&A 그룹을 이끄는 핵심으로 꼽힌다. 사법연수원 30기 동기인 권윤구, 임신권 변호사 역시 자문 업계에서 실력파로 손꼽힌다. 이들은 김앤장에 합류한 뒤 2세대 변호사들(노영재, 박종구, 고창현, 허영만) 밑에서 M&A 경험을 쌓았다. 조현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33기지만 경영학박사 출신으로 뒤늦게 김앤장에 합류한 경우로 3세대 그룹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편 분야를 비롯해 M&A 자문 그룹의 중심적인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MBK파트너스와 KTB PE,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등 2000년대 중반에 1세대 PEF 운용사들이 설립됐다. 2세대 변호사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PEF 운용사들과 쌓았던 네트워크를 활용해 김앤장 3세대 변호사들도 발 빠르게 대형 PEF 운용사들을 클라이언트로 확보해나갔다.

◇M&A 번성기 스타변호사들의 활약…'김앤장' 브랜드 로열티 구축

3세대의 개막부터는 IMF 시기와 반대로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outbound·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거래를 도울 일이 많아졌다. 대표적인 랜드마크 딜은 2007년 두산그룹의 밥캣 인수였다. 김앤장은 두산그룹이 건설장비 시장에서 1위였던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밥캣을 인수할 당시 두산 측 자문을 수행했다. 박종구 변호사가 전체적인 딜을 총괄하고, 당시 11년 차 시니어였던 정재훈 변호사와 1년 차 이영민(33기) 변호사가 두산을 대리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밥캣은 당시 전 세계 27개 국가에 70여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7개 지역 로펌 변호사들과 밤낮없이 협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면서 국내 로펌이 외국 로펌을 대상으로 주도(리드 카운슬러)해서 거래를 성사시킨 첫 사례였다. 거래 규모(5조7000억원)로 보나, 난이도로 보나 쉽지 않았던 두산의 밥캣 인수를 성사시키며 김앤장의 M&A 그룹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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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덕, 박종현, 권형수, 권윤구, 임신권 변호사

2000년대를 지나오며 다양한 M&A를 경험한 3세대들은 2010년대 이후 랜드마크 딜을 전담하는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경윤 변호사는 2008년 LS전선의 미국 전선제조기업 수페리어에식스(Superior Essex. SPSX) 인수(약 1조원)와 2013년 ING그룹의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매각(약 2조원), 2014년 미국 타이코(Tyco)의 ADT캡스 매각(약 2조원) 등 조 단위 대형 딜 자문을 휩쓸며 두각을 보였다. 그는 2017년에는 20조원 규모 '메가딜(Mega Deal)'이었던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거래에서 SK그룹을 대리하기도 했다. 최근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 M&A에선 PEF 운용사 블랙스톤을 도왔다.

이때 매각 측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 대리는 박종현 변호사가 맡았는데 그는 2013년 앵커PE가 지오영 인수할 때도 도움을 줬었다. 그는 또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을 대리해 카버코리아의 인수(2016년)부터 이듬해 매각까지 함께했다. 골드만삭스의 대성산업가스 인수(2014년)와 매각(2017년) 건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PEF 운용사 전문 변호사로서 명성을 쌓았다. 2012년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약 4조6888억원)도 그의 작품이다.

MBK파트너스 전담 변호사로 꼽히는 임신권 변호사는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보험)를 인수할 때 맺은 인연이 이어져 작년 신한금융지주에 매각 작업을 할 때도 MBK파트너스를 도왔다. 2013년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인수 자문과 2018년 매각을 비롯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SK와 SK C&C의 합병도 그의 손을 거쳤다.

사법시험 36회 수석 출신인 김진오 변호사는 2009년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 InBev)의 오비맥주 인수(약 6조2000억원),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인터내셔널 인수(9조4000억원) 등 대형 거래를 성사시킨 주역으로 김앤장 내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권윤구 변호사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거래에서 현대중공업 측 자문을 수행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런 단발성 M&A의 경우 정경택 변호사 등이 적임자를 선정하는데, 권윤구 변호사가 선발됐다는 것은 그만큼 역량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방증이란 게 김앤장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사분란한 조직력…M&A 의사결정 라인 '핵심'

김앤장의 M&A그룹은 딜을 수임할 때마다 그때그때 태스크포스(task force)팀을 꾸리는 식으로 움직인다. 김앤장은 M&A 전문 변호사가 100명이 넘는데, 내부적으로 M&A 자문 업무 비중이 전체 업무의 50%이상일 경우 M&A전문 변호사로 본다. 3세대 변호사들은 각자 기업과 PEF 운용사 두세 곳 이상의 확고한 클라이언트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연차와 기수가 비슷한 3세대 변호사들이 같은 클라이언트를 보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김앤장은 M&A 자문을 수임하면 해당 딜에 필요한 공정거래, 금융, 조세, 노동 등 분야별 전문성과 연차, 기수를 고려해 시니어부터 주니어까지 한 팀을 만든다. 여기에 세무와 회계 등에 정통한 회계사와 지적재산권 업무를 맡는 변리사 등 각 분야의 실무 전문가들도 포함시켜 팀을 꾸린다. 거래 규모와 복잡성에 따라 팀원이 늘어나는데 빅딜의 경우 30명 이상이 한팀을 이루기도 한다. 물론 대형 딜의 경우 김영무 대표변호사나 M&A그룹을 총괄하는 정경택 변호사가 팀 구성과 관련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2세대들이 팀을 짜거나 직접 딜에 관여해 총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세대 변호사들은 자신들의 클라이언트로부터 자문을 수임하면 후배 변호사들 선발해 팀을 짜는 등 팀 구성에서부터 거래 종결까지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후배를 양성해 김앤장 M&A그룹의 전체적인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도 3세대 변호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앤장의 한 변호사는 "2세대가 M&A팀을 지금까지 이끌어왔다면 이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건 3세대"라며 "5년 후 현재의 3세대 자리에 오를 후배들을 데리고 일하며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도 지금 3세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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