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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개척 선봉 '호경식 본부장'...미래 성장 베팅 [한투파를 움직이는 사람들]⑤2008년 첫 사무소 설립, 현지화 결실 '투자·회수' 선순환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26 08:12:03

[편집자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벤처캐피털(VC)로 성장했다. 척박한 투자 환경 속에서 금융지주와 협업, 탄탄한 소싱 파이프라인 확보,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 구축 등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왔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맨파워를 기반으로 글로벌 VC로 진화도 꿰하고 있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한투파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5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결단을 내린다. 중국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직접 사무소를 내고 현지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현지에서 조직을 세팅하고, 네트워크를 쌓아 올릴 사람이 필요했다.

◇컨설팅사→창업→VC, 4번째 도전은 '중국'

경영진들 머리 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호경식 본부장(상무·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호 본부장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1997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몸을 담은 첫 직장이 글로벌 컨설팅사 '액센츄어(옛 앤더슨컨설팅)'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많은 경영학도들의 로망이자 꿈의 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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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언과 제안으로 끝나는 컨설팅 업무는 젊은 경영학도에게 갈증만 더했다. 3년이 지나자 과감하게 직장을 나왔다. 2000년 인터넷 열풍을 타고 창업에 나섰다. 이 때 벤처캐피탈(VC)의 존재도 알았다. 투자와 결정, 책임, 파트너십, 성장 등 VC를 관통하는 키워드들이 열정의 심지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곧바로 창업회사를 정리하고 한국투자파트너스에 들어갔다. 20년 간의 동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경영진은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호 상무를 중국 사무소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 틈틈이 배워둔 영어와 중국어도 큰 강점이었다. 호 상무도 경영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젊은 나이에 못할게 없었다." 호 상무는 담담하게 그 때를 회상했다. 그렇게 35살의 젊은 심사역은 해외 진출의 사명을 안고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투자·회수 선순환으로

중국에 첫 발을 내딛은 호 본부장은 철저하게 '현지화' 전략을 고수했다. 바닥부터 네트워크를 다지면서 중국 고유의 산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흐름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인력 구성부터 운영 시스템까지 전 영역에 중국 맞춤형 경영전략을 입혔다.

먼저 현지에서 투자 활동과 펀드 결성, 리스크 관리, 투자 관리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 로컬팀을 꾸리는데 주력했다. 사람을 모으고, 트랙레코드를 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한 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지 제대로 자리만 잡는다면 한국 본사와 훌륭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 판단했다.

실제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고 경험이 쌓이자 우수한 기업들은 선별하는 안목도 높아졌다. 아울러 점차 협업의 수준도 높아지면 단순 투자를 넘어 경영 전략을 함께 공유하는 파트너십 관계로 발전했다. 호 본부장은 "리딩 투자자로 참여해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업체와 함께 M&A 대상을 찾으며, 조건을 협상하는 등 적극적인 가이드 역할을 했던 것이 좋은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 기업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구축하자 자금 회수에 있어서도 다양한 전략을 공유할 수 있었다. 한투파 중국법인의 자금회수 기간이 유독 짧고 기업공개(IPO)와 구주매각, 인수합병(M&A) 등 엑시트(Exit) 방식 또한 다양한 점이 그 증거들이다.

◇"VC는 도전" 고수익 비결 된 '잠재시장 공략'

10년간의 도전의 결과, 손에 꼽을 만한 트랙레코드도 쌓여가고 있다. 호 본부장과 한투파 중국법인의 기본 투자 철학은 '잠재시장' 공략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토대로 성장성을 갖춘 벤처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중국 모바일 결제 VAN 사업자 'Duolabao Science&Tech (이하 Duolabao)' 투자 건이 대표적이다. 호 본부장은 2017년 들어 빠르게 플레이어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했다. 당시 이 시장은 징동과 알리바바, 위챗 등 상위 3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곧 외형 확장을 위한 M&A 광풍이 몰아칠 것이라 판단, Duolabao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호 본부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먼저 알리바바가 데이터 확보를 위해 VAN사 인수에 나섰다. 다른 기업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VAN사의 몸값이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Duolabao 역시 높은 값에 팔렸다. 한투파 중국법인 또한 1년 6개월만에 투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다.

IPO 회수 실적은 더 기대된다. 미래 성장성에 베팅했던 여러 투자기업들이 기업공개에 성공했거나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홍콩에 상장한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완카(Wanka Online)'와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기업 '웨이몹(Weimob)'이 대표 사례다.

완카 투자는 호 본부장의 저돌성 덕분에 성사됐다. 호 본부장은 중국 인터넷 업체 '바이두(Baidu)'에서 휴대폰 제조사와 협업을 총괄하던 핵심 인력 2명이 나와 창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속하게 현지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곧 투자 미팅 자리가 만들어졌고 투자 계약까지 체결됐다. 성장 모멘텀마다 투자를 단행하면서 총 80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해당 투자 지분의 가치는 850억원 육박한다. 10배 이상의 회수 수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웨이몹은 위챗 생태계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를 잡은 케이스다. 이미 충분히 학습이 된 시장인 만큼 투자 검토에 나선지 2주만에 1000만달러를 건냈다. 웨이몸은 올해 1월 홍콩에 상장됐고, 1년 만에 투자금의 2배를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호 본부장의 눈은 이제 '인도'를 향하고 있다. 호 본부장은 "NEXT CHINA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의 디지털 경제성장 추세는 10년 전 중국의 상황과 유사하다"며 "앞으로 기존에 인도 업체에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현지 투자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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